美 하원서 위구르족 보호법 통과…“민족 정체성·종교 자유 지켜야”

앤드루 쏜브룩
2024년 02월 20일 오후 1:39 업데이트: 2024년 02월 20일 오후 1:39

중국공산당의 탄압과 박해로부터 위구르족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법안이 미 하원에서 통과됐다.

‘위구르 정책법’으로 명명된 이 법안은 미국이 중국공산당에 의해 탄압당하는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을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경로 및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법안은 지난 15일(현지 시간) 미 하원 표결에서 찬성 414표, 반대 6표의 초당파적인 압도적 지지로 통과됐다.

이 법안을 발의한 영 김(공화당·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은 이날 연설에서 “위구르족의 정체성을 말살하려는 중국공산당의 시도로부터 그들을 보호하는 데 법안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위구르족을 비롯한 소수민족들은 그들의 정체성과 신념 때문에 중국의 강제 수용소에 끌려가거나 협박, 고문, 세뇌 등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법안은 위구르족의 민족적, 종교적, 문화적, 언어적 정체성을 보호하고 그들의 인권과 종교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미국이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공산당은 2013년 사망자 5명이 발생한 ‘톈안먼광장 차량 돌진 사건’이 위구르족 분리주의단체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뒤, 이를 구실로 신장 지역 내 소수민족에 대한 반인륜적인 탄압을 자행해 왔다.

그로 인해 이 지역의 소수민족 100만 명 이상이 ‘재교육 캠프’로 불리는 강제 수용소나 교도소에 구금됐다. 그곳에서 신체적, 정신적 학대가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와 증언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중국공산당이 신장 지역에서 벌이는 행위를 ‘대량 학살(Genocide)’로 보고 있다. 또한 유엔을 포함한 수많은 국제기구는 중국공산당에 인권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다.

위구르 정책법은 중국공산당이 주도하는 소수민족 탄압 행위에 대한 국제적 인식을 제고하고, 신장 지역 내에서 벌어지는 인권 침해에 미국이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미 국무부 산하에 위구르족 문제를 다룰 특별조정관을 신설하도록 하고, 위구르족 구금 시설 폐쇄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안 본문에는 “중국공산당은 위구르족을 포함한 소수민족의 고유한 정체성을 인정해야 하며, 이를 보호하기 위한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세계 각국이 중국공산당의 인권 탄압을 규탄할 것을 촉구한다”고 명시돼 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