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의원, 중국산 전기차 전면 금지 촉구…“경제·안보 위협”

애런 판
2024년 04월 17일 오전 10:26 업데이트: 2024년 04월 17일 오전 10:26

중국산 전기차가 미국 자동차 산업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의 한 상원의원이 중국산 전기차 수입을 전면 금지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소속 셰러드 브라운 상원의원은 지난 11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산 전기차가 미국의 경제와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를 막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중국 기업과 그 자회사, 관련 업체가 생산한 모든 전기차의 수입을 영구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중국산 전기차는 미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며 “단순히 관세를 부과하는 것만으로는 중국산 전기차가 미국 시장을 점령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전했다.

브라운 의원은 “중국공산당은 글로벌 시장을 장악할 목적으로 ‘속임수 전략’을 쓰고 있다”며 “여기에는 주요 신흥 산업을 파악하고, 대규모 인력을 동원하며, 약탈적 가격 정책을 도입하는 등의 방식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은 이런 방식을 통해 태양광 패널, 배터리, 철강 등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주요 제조업 부문을 장악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 정부는 중국산 전기차가 미국 시장을 완전히 점령하기 전에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공산당은 막대한 보조금과 우대 정책을 통해 자국 전기차 산업을 지원해 왔다.

미국의 과학기술 전문매체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공산당이 자국 전기차 산업에 쏟아부은 지원금은 290억 달러(약 40조 5000억 원)에 달한다.

그 결과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지난 3년간 851%나 늘어났고,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60%를 차지하게 됐다.

브라운 의원은 서한에서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급증하면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들고, 이는 제조업 전체를 무너뜨리는 파급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실제로 유럽연합(EU)의 자동차 산업은 중국산 전기차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것이 미국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9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는 중국산 전기차가 중국 당국으로부터 보조금 혜택을 받아 유럽 시장에서 불공정 경쟁을 벌이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브라운 의원은 “중국공산당이 자국산 전기차의 기술을 악용해 미국의 주요 인프라, 미국인의 개인 데이터 등에 접근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중국산 전기차가 미국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다른 의회 의원들도 중국산 전기차 수입을 제한하고 미국 시장과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조시 홀리 상원의원은 지난 2월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현행 27.5%에서 125%까지 올리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중국 기업이 생산한 자동차라면, 생산 지역과 상관없이 125% 관세를 부과하도록 한다.

미 하원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중공특위)’도 지난해 11월 바이든 행정부에 “중국산 자동차가 미국 시장을 장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관세 인상, 원산지 규정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