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어린이집서 펜타닐 노출돼 1세 영아 사망…뉴욕시장 “국가적 대책 촉구”

카타벨라 로버츠(Katabella Roberts)
2023년 09월 20일 오후 3:39 업데이트: 2023년 09월 20일 오후 5:25

“이번 위기는 현실이다.”

미국 뉴욕의 한 어린이집에서 영유아들이 오피오이드(아편류 마약)에 노출돼 이 중 1세 남아가 끝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뉴욕시장이 직접 나서서 펜타닐에 맞서는 ‘국가적 대책’을 촉구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사망한 피해 아동 니콜라스 도미니치의 부모를 만난 에릭 애덤스 미국 뉴욕시장은 이같이 발언했다. 용의자로 어린이집 운영자인 30대 여성과 그 남편의 지인이 체포된 이후다. 이들은 아동 복지 위협, 마약 소지, 살인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애덤스 시장은 “부모들은 아이들이 (전문가의) 보호를 받기를 바라며 어린이집에 자녀를 맡겼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해당 어린이집은 맞벌이 부부들이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어렵게 찾은 곳으로 알려졌다. 도미니치의 아버지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기자가 많아서 기다리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들어간 지 이제 막 일주일이 됐다”고 말했다.

앞서 이달 15일 뉴욕 브롱크스 한 어린이집에서 8개월 여아, 2세 남아, 1세 남아 등 아이 3명이 의식을 잃었다는 911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원들은 이들 영아 3명이 오피오이드 노출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주 마약단속국 경찰이 발견한 펜타닐 알약들|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Handout via Reuters/연합뉴스

펜타닐, 어린이집에서 발견되다

구조대원들은 곧바로 아이들에게 마약 응급해독제인 ‘나르칸’을 투여하고 병원으로 이송했다. 아이들 중 8개월 여아와 2세 남아는 회복됐으나 한 살 남자아이 니콜라스 도미니치는 결국 숨졌다.

현지 경찰은 어린이들의 몸에서 펜타닐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어린이집 내부 수색 도중 일반적으로 마약상들이 대량의 마약 포장에 사용하는 마약 관련 장비를 발견했다.

이와 함께 아이들이 낮잠을 자는 매트 아래에는 펜타닐 1kg이 놓여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들이 흡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한 마약 사용자가 펜타닐을 보여주고 있다.|John Fredricks/에포크타임스

“펜타닐에 대한 ‘전면적·국가적 대책’ 필요”

해당 어린이집이 개원한 시기도 주목된다.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어린이집 운영자인 여성의 남편 지인은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온 이민자 출신이다. 이 지인이 미국에 건너오던 시기에 어린이집도 문을 열었다.

체포된 두 사람은 범죄 전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미 마약단속국과 협력해 어린이집 개원 시기에 관한 혐의점을 조사 중이다. 아울러 현재 종적을 감춘 어린이집 운영자의 남편을 찾고 있다.

애덤스 시장은 “이 위험한 물질로 우리는 한 아이를 잃었고 다른 아이들도 잃을 뻔했다”며 “이 약물이 우리 도시에 유입되는 것에 맞서 국가적인 공격 태세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것은 새로운 약물이다. 사람들은 이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여러분 테이블 위에 놓인 마리화나류가 아니라, 극소량으로도 성인을 죽일 수 있는 위험한 약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물질을 손에 묻히거나, 옷에 묻히고 아이를 안는다면 잠재적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한편 어린이집 운영자의 변호인은 “남편의 지인이 어린이집에 몰래 마약을 보관했으며, 운영자는 이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을 제기한 상태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