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북러 군사협력, 안보리 규정 위반…유엔총회서 경고할 것”

이윤정
2023년 09월 17일 오후 8:44 업데이트: 2023년 09월 17일 오후 9:46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국제사회가 더욱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8차 유엔총회 참석을 앞두고 진행된 AP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북러 정상회담 관련해 “각종 국제 제재를 위반한 불법적이고 부당한 행위”라고 비난하며 “국제사회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더 긴밀히 단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이 같은 경고 메시지를 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북러 군사 협력이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AP통신은 “북러가 협력할 경우 러시아가 첩보 위성, 핵잠수함 등의 기술을 북한에 이전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한국에 안보 위협의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지난 12일 러시아를 방문, 5박 6일의 일정을 마무리한 김 위원장은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과 군사 협력 강화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북러 정상회담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군사물자가 부족해진 러시아에 탄약과 미사일 등 재래식 무기를 제공하고, 러시아는 첨단 군사 기술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확보 및 군 현대화를 지원한다는 합의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대한 한미 간 확장억제 강화를 강조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에도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함으로써 북한 정권을 종식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한미 확장억제는 양국이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공동체계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대응 능력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역내 중국의 역할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3국은 중국이 한반도와 역내 지역 문제뿐 아니라 글로벌 현안에도 책임 있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대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캠프 데이비드’ 회담을 비롯한 한미일 협력 강화 과정에서 한중 관계가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특정국을 소외시키거나 배타적 연합을 구축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최근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했던 회담을 언급하며 “중국 역시 한중 관계를 중시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리창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서울에서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의 재개를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유엔총회 연설 주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2024~2025년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북한 핵 계획과 같이 국제적 연대가 필요한 안보 사안에 대해 한국이 책임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2030 엑스포 개최 도시가 결정되는 11월 국제박람회기구 총회를 앞두고, 30여 개국과 양자 회담 등을 통해 부산 엑스포의 비전을 공유하고 개최 지지를 호소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8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을 위해 내일(18일) 출국한다. 윤 대통령은 방미 3일 차인 20일(한국시간으로 21일 새벽)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