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황금연휴 인기 해외여행지 1위는 일본…“부유층은 집 장만하러”

정향매
2023년 10월 5일 오전 9:32 업데이트: 2023년 10월 5일 오전 9:32

중국은 지난달 29일 중추절(추석)부터 장장 8일간의 ‘국경절 황금연휴(이하 국경절 연휴)’에 돌입했다. 

중국 국경절은 1949년 10월 1일 중국 공산당이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한 데서 유래한 건국 기념일이다. 

국경절 연휴는 중국 신년(음력 설) 연휴와 함께 일주일 동안 쉬는 중국 최장 연휴다. 올해는 중추절 연휴(3일)와 겹쳐 공식 휴일이 예년보다 하루 늘었다. 

지난달 29일 일본 교도통신은 “중국 매체들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해양 방류 문제로 인해 일본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여전히 중국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중국 대표 검색 엔진 바이두 등의 통계를 인용해 일본이 태국, 한국, 말레이시아를 제치고 중국 국경절 연휴 ‘인기 해외여행지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다카하시 이치로 일본관광청 장관은 지난달 27일 “현재 원전 오염처리수 해양 방류가 관광산업에 미친 악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한 일본 대형 항공사 관계자도 매체에 “중국-일본 왕복 항공권 예매율이 매우 높다. 오염처리수 해양 방류 때문에 영향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경절 연휴 첫날, 중국발 일본행 일본 항공사 직항 노선 항공편은 대부분 만석이었으며 승객은 거의 다 중국 관광객이었다. 

이날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도쿄 하네다 공항행 항공편의 수하물 체크인 카운터 앞에는 중국인들이 긴 줄을 섰다. 

30대 중국인 A씨는 통신에 “관광하며 일본 음식을 즐기기 위해 친구들과 도쿄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전 오염처리수가 우려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회 먹고 난 후에 걱정할 일”이라고 답했다. 회를 먹지 않은 한 원전 오염처리수 방사능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다는 뜻이다. 

중국인들이 황금연휴를 이용해 일본을 가장 많이 찾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일본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일본에는 중국인의 입맛을 유혹하는 음식이 많다는 점 외에 엔화 약세도 한몫했다. 지난해 1 달러에 120엔 정도였던 엔화 환율은 현재 달러당 150엔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부유층이 부동산 구매 목적으로 국경절 연휴를 이용해 일본을 방문하는 징후도 나타났다. 그들의 입장에서 일본 부동산은 현재 보기 드물게 큰 폭으로 할인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문으로 일본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일본 부동산 플랫폼 ‘선쥐먀오쏸(神居妙算)’의 최고경영자(CEO) 자오제는 지난달 29일 일본 매체 웨지 온라인에 “지난해 10월 일본 정부가 입국 제한을 완화한 후 중국인들의 부동산 문의 건수가 늘었다. 현재 하루 평균 수십 건에 달한다”며 “이번 국경절 연휴 동안 중국 부자들이 부동산 매입을 위해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코로나19 팬데믹 전, 일본 부동산 중개인과 개발업자 여러 명이 에포크타임스 중문판에 “많은 중국인이 일본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당시 중국 재벌들은 도쿄만에 있는 3억 엔(약 27억 원) 이상의 타워형 고층 아파트를 특히 선호했다. 그러다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도쿄 부동산 가격이 고공행진하자 자산을 현금화하기 위해 부동산을 매도했다. 

하지만 자오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중국인의 일본 부동산 구매 목적이 달라졌다.

그는 매체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거주 목적으로 부동산을 구입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한 후 바로 구매했지만, 요즘은 자신이 거주할 집을 구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해 직접 보고 구매 결정을 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부유층은 부유한 정도에 따라 구매하는 부동산의 위치가 판이하게 다르다”며 “초부유층은 도쿄 미나토구의 고층 타워형 고층 아파트를 좋아하는 반면, 일반 부유층은 도쿄 고토구와 주오구 지역의 부동산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