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세균성 폐렴 확산에 “외국이 중국인 유전자 공격 시도” 주장

알렉스 우
2023년 11월 3일 오후 6:53 업데이트: 2023년 11월 3일 오후 6:53

중국 전역 병원들은 몇 주째 호흡기 감염 환자들로 넘쳐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공산당 정권은 외국으로부터의 생물학적 공격 위협을 주의할 것을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 관측통들은 중국 내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추세이며, 중국공산당이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이 같은 선전을 내세웠다고 보고 있다.

최근 현지 언론 보도들에 따르면, 중국 각지에서 어린이와 성인 할 것 없이 발열,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마이코플라즈마균에 의해 생기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A형 인플루엔자(독감), 노로바이러스 등 진단명은 다양하다. 하지만 코로나19는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중국 남부 기관지 난팡일보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광둥성 지역에 확산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심각한 폐렴을 앓고 있는 어린이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베이징 톈탄병원 소아과 소속의 한 의사는 “소아과 외래 진료소에서 대기하는 환자 수가 매일 400~500명에 달하며 이는 평소보다 3~4배 증가한 수준”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이 의사는 “현재 유행하는 주요 질병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며 최근 들어 A형, B형 인플루엔자 감염(A형, B형 독감)도 나타나고 있다. 그 밖에도 여러 바이러스가 질병에 취약한 영유아들 사이에서 감염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주 에포크타임스는 폐에 심한 염증이 생겨 엑스레이 사진에서 하얗게 보이는 백폐(白肺) 상태의 어린이 환자가 중국 내에서 급증하면서 성인인 나머지 가족 구성원들까지 감염시키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문제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성인에게서는 비교적 보기 드문 질병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코로나19의 재확산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백폐를 비롯, 현재 보고된 증상들이 코로나19와 유사함은 물론 그간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관련해서 보여 온 은폐 행보를 고려할 때 “실제로는 코로나19가 맞는데 이름만 바꿔서 은폐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지난해 12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해제한 뒤 중국 당국은 일일 신규 코로나19 감염자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

이후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에 대해서는 PCR 검사를 생략하고 독감, 노로바이러스, 인두염,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등 다른 진단명으로 설명해 왔다.

이로 인해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 현황은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실정이다.

지난 1월 3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병원 응급실에 환자들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Jade Gao/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중국 국가안전부, “생물학적 보안 경고” 주장

이런 가운데 지난달 30일 중국 정보당국인 중국 국가안전부는 공지를 통해 “외국의 특정 비정부기구가 생물종 연구라는 명목으로 중국인의 생물학적 유전자 데이터를 훔쳐 중국인을 공격할 수 있는 유전자 무기를 만들려고 시도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가안전부는 “외국에 본부가 있는 해당 기구가 생물종 연구를 빌미로 중국 내 여러 지역의 생물종 분포에 대한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수집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특정 인종의 충분한 유전자 샘플이 있다면 각 민족과 인종의 고유한 유전적 특성을 알아낼 수 있으며, 이는 특정 인종 유전자를 표적 삼아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유전자 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외부 위협에 대해 인식을 제고하고 생물 보안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국가안전부의 이러한 공지는 중국 주요 언론 매체들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한 매체는 이에 덧붙여 “미국이 중국인의 유전자 데이터를 가장 많이 수집한다”고 비난하기까지 했다.

이를 가리켜 미국에서 활동하는 시 타오 시사평론가는 “현재 중국 내 급증하는 환자의 수와 중국공산당의 갑작스러운 공지 발표를 종합해 봤을 때, 중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이미 시작됐고 중국 정권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시 평론가는 “중국공산당이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먼저 나서서 중국 바깥의 다른 국가들을 손가락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