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불안에 金 쓸어 담지만…노동절 연휴 특수 실종

강우찬
2024년 05월 7일 오후 1:25 업데이트: 2024년 05월 7일 오후 1:59

전통적인 대목에 금값 하락 겹쳤지만 구매 감소

경기 침체에 따른 불안감으로 금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에서 노동절 연휴 기간 금값이 하락하면서 시세 폭락 우려가 확산했다.

중국 전역에 약 3천 곳의 직영 및 가맹점을 거느린 주얼리 브랜드 ‘저우다셩(周大生)’을 비롯해 차이나 골드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 가격은 1그램당 599위안(약 11만 2600원)으로 600위안 이하로 떨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제 금 거래 시세와 중국 업체들의 노동절 기념 판촉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금 가격이 하락했다”며 “하지만 금 가격 하락에도 이번 노동절 특수는 실종됐다”고 말했다.

금 가격 하락에도 거래량이 줄어든 것을 두고 중국 현지 상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항저우의 중심가인 우린 스퀘어 지구의 한 귀금속 거래업체 업주 왕(王)모씨는 현지 언론에 “노동절 연휴 때면 보통 금 판매량이 늘어나 최소 5만 위안(940만원) 이상의 추가 수익이 발생했다”며 “하지만 올해는 20년 만에 가장 매출이 낮다”고 말했다.

왕씨는 “지난 2일 항저우의 한 귀금속 상가를 살펴보러 갔는데, 손님들이 많지 않았다”며 “어떤 쇼핑객으로부터 ‘6월 폭락을 기다리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부동산 하락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 금 투자에 눈을 돌리는 현상이 시작됐다.

특히 디플레이션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지난 3월 금값이 급등한 이후에는 여력이 될 때 1g씩 ‘금콩’을 사두는 청년들이 급증했다.

또한 중국인들은 설날이나 노동절 연휴 등 명절 때 금 구매를 늘리는 경향이 있다.

이는 올해 중국 귀금속 업체들이 노동절 연휴에 매상을 기대했던 이유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금 구매가 잘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항저우에서 귀금속 거래업체 3곳을 운영하는 장(張)모씨도 “올해 노동절 연휴 때 매상이 좋지 않아, 도중에 문을 닫고 가족과 여행을 갔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노동절 연휴 금 판매 감소의 요인으로 경기 침체, 소득 감소, 실업률 상승에 따른 구매력 하락을 꼽고 있다.

금값이 출렁이는 것을 목격한 구매자들이 다음번 금값 폭락을 기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돌아다니면서 발품을 파는 것보다 온라인 검색을 통해 금을 구매하는 이들도 늘었다”며 “중국의 금값이 계속 변동하고 있어, 구매자들은 시세를 살피며 구매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