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인내? 행동 필요” 전 국가정보국장, 바이든 대중정책에 분노

이은주
2021년 01월 27일 오전 11:22 업데이트: 2021년 01월 27일 오후 2:41

존 랫클리프 전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 전략으로 ‘전략적 인내’를 언급한 데 대해 반박했다. 

랫클리프 전 국장은 25일(현지시각)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인내가 아닌 행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전략적 인내를 갖고 중국에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의 안보와 번영, 가치를 위협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고, 경제·무역에서 단호한 입장을 취하겠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국내 기관과 동맹국들과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전략적 인내란 부처 간 내부 심의와 평가, 민주당·공화당의 논의, 동맹국들과의 협의 단계를 거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 협력하기 위해 다자적 접근법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랫클리프 전 국장은 정보 당국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 정책이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에 대체적으로 동의한다면서 “젠 사키대변인이 언급한 것은 정보가 보여주는 것과는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보는 우리가 중국에 대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지 않고, 중국에 대해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들은 건 아마도 우리가 물러설 것이고 중국과 더 나은 관계를 원한다는 신호”라면서 “중국을 대할 때 유화의 길은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보에 입각한 정책들은 지켜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같은 날 시진핑 중국 총서기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에서 “국제사회가 중국과 대립하는 구시대적 냉전 사고방식을 거부하고 다자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총서기의 이날 연설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첫 대외 연설이었다. 

그는 연설에서 다른 나라에 대한 내정 간섭은 자제하고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대유행 극복과 기후변화 등의 문제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극복과 기후변화는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국정 과제다. 

시 총서기는 또 작은 그룹을 형성하거나 신냉전을 시작하고, 다른 국가들을 거부·위협하고, 디커플링(탈동조화)을 하고, 공급 중단과 제재 등을 하는 것은 세계를 분열시키고 대립으로 이끌 뿐이라고 말했다.

디커플링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책 중 하나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 정책을 비판하고 바이든 행정부에도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키 대변인은 이날 시 총서기의 발언이 무역·기술 부문에서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기조에 변화를 줄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니다. 우리의 대중 접근법은 지난 몇 개월처럼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심각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은 21세기를 규정하는 특징이다”면서 “중국은 미국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기술적 우위를 점하기 어렵게 했으며 국제기구들에서 우리의 동맹과 영향력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수년간 우리가 본 것은 중국이 국내에서 더욱 권위주의적으로 변하고 있고, 해외에서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중국은 현재 우리의 안보·번영·가치에 미국이 새롭게 접근할 필요가 있는 중대한 방법으로 도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키 대변인은 “우리는 전략적 인내를 갖고 접근하기 원한다”고 강조해 내부 논의와 동맹국 협의를 통한 추가 조치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수천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한 정책을 바이든 행정부가 이어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정책은 평가될 것이다.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