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4회 연속 0.75%P 인상…“연착륙 어려워진다”

한동훈
2022년 11월 3일 오후 7:23 업데이트: 2022년 11월 3일 오후 7:2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일(현지시간)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지난 6월부터 7월, 9월에 이어 연속 네 번째 0.75%포인트 인상이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달아 큰 폭으로 올린 것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서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상승률이 8.2%로 또다시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3.75~4.0%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2008년 1월 수준이다. 연준은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와 기업의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물가를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지속적인 금리 목표 인상은 적절하다”며 수 차례에 걸친 급격한 금리 인상의 효과가 즉각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시차를 두고 경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다.

연준이 또 한 번 큰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다음에도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인지, 언제쯤 금리 인상을 중단하거나 속도를 늦출 것인지에 집중되고 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상 속도 감속에 관한 질문에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그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이르면 다음 회의(12월)나 그다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9월에 전망한 4.6%보다 높아졌다가 내려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9월 연준은 기준금리가 내년에 4.6%까지 올랐다가 2024년부터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또한 “향후 목표 범위 금리 인상 속도를 결정할 때 금융정책의 누적 긴축과 금융정책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지연 효과, 그리고 경제 및 금융 정세를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상황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의 급속한 통화 긴축에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가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아시아 각국의 통화가치는 일제히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6.4원 오른 달러당 1423.8원에 마감했으며, 일본 엔/달러 환율은 148엔대로 오르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1달러당 150엔을 위협했다. 중국 역외 위안/달러 환율 역시 7.32위안을 기록했다.

연준의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책회의는 12월 13~14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