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라도’ 트럼프, 미 소수정당 찾아 지지 호소

한동훈
2024년 05월 27일 오후 12:54 업데이트: 2024년 05월 27일 오후 1:49

미국 전현직 대통령 사상 첫 자유당 전당대회 초청 연설
주류매체 ‘야유’ 집중 조망…현장선 환호·지지 목소리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소수 정당인 ‘자유당(Libetarian Party)’ 전당 대회에 초청돼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오는 11월,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리벤지 매치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단 몇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2020년 대선 당시 자유당의 후보로 출마한 조 요르겐슨은 조지아, 애리조나,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주요 경합주에서 약 1%의 득표율을 거둔 바 있다. 2016년 대선 때는 게리 존슨 후보가 전국적으로 3% 넘는 표를 얻었다.

지난 25일(현지 시각) 자유당 전당 대회 초청연사로 연단에 오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자유당 전당대회에 초청된 첫 (전직) 대통령으로 연설을 하게 돼 영광”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미국 자유당은 1971년 창당됐다. 올해까지 52년 동안 자유당 전당대회에 초청된 대통령은 전·현직을 통틀어 트럼프 한 명뿐이다.

트럼프는 “나는 이 나라에서 좌파 파시즘이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왔다”며 “교육 분야에서 우리는 마르크스주의, 공산주의에서 파생된 인종 이론 및 젠더 이념을 우리 아이들에게 장려하는 모든 학교에 대한 연방 자금을 삭감할 것이다. 남성이 여성 스포츠에 참여하는 것도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4년 선거에서 윈윈(win-win)하기 위해 자신에게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했다.

자유당은 현재 연방 상하원에서 단 1석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나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정당이다. 자유지상주의를 표방하며 세금이나 작은 정부 등 일부 정책에 관해서는 공화당과 비슷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날 연설은 약 30분간 진행됐다. 트럼프에 관해서라면 거의 대부분 적대하는 입장을 취해온 이른바 미국의 일부 ‘주류 매체’들은 ‘야유가 쏟아졌고 이런 분위기가 연설 내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야유가 반복된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관중들이 무조건 트럼프를 거부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일부 대목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그중 하나가 온라인 암시장인 ‘실크로드’ 설립자 석방 약속이었다. 이날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하면 취임 첫날 로스 울브리히트를 감형해 주겠다”고 말했다.

울브리히트는 2011~2013년 실크로드를 운영했는데, 이 거래 사이트를 통해 마약 유통, 돈세탁 공모, 불법 서비스 알선 등의 범죄가 이뤄지면서 지난 2015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자유당 당원들은 ‘개인의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내세운다는 점에서 울브리히트 석방을 요구해 왔다. 트럼프의 유세 현장에서는 종종 ‘로스 석방’이라는 손팻말을 든 자유당 당원 수백 명이 참석해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트럼프는 ‘바이든 반대’라는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정의 손을 내밀기 위해 찾아왔다며” 연설을 끝까지 마무리했다.

청중 일각에서는 “우리는 트럼프를 원한다”는 구호가 나왔고, 자유당의 공통적 주장이었던 ‘연준을 끝내라’는 외침 소리도 들렸다.

이날 자유당 전당대회 연설은 트럼프 캠프의 선거전략이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층을 넘어서 더 넓은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 또 하나의 사건으로 평가된다.

앞서 23일 트럼프는 민주당의 핵심 지역인 뉴욕의 사우스 브롱크스에서 유세를 펼쳤다. 이 지역은 뉴욕에서도 가장 가난한 동네로 알려져 있으며 흑인과 남미 인종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이다.

이곳에서 트럼프는 “뉴욕 주민들에게는 상식이란 게 있다”며 “그 구식의 상식이야말로 바로 내가 백악관에 다시 가져오려 계획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에포크타임스 본사 온라인 방송채널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의 자유당 전당대회 연설을 현장 생중계했습니다.

* 이 기사는 잭 필립스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