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EU 겨냥 반덤핑 조사 착수…서방 제재에 ‘맞불’

알렉스 우
2024년 05월 23일 오후 2:50 업데이트: 2024년 05월 23일 오후 2:50

중국이 지난 19일(이하 현지 시각)부터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대만에서 생산된 플라스틱 원료에 대한 반(反)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5년 5월 19일까지 이들 국가에서 생산된 ‘폴리포름알데히드 혼성중합체(POM)’와 관련한 반덤핑 조사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POM은 구리, 아연, 납과 같은 금속 재료를 부분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플라스틱 원료다. 자동차, 전자제품, 의료기기, 건축자재 등 다양한 곳에 쓰인다.

이번 발표는 중국과 서방 간의 무역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서방 국가들을 겨냥한 중국의 보복성 조치”라고 말했다.

그 전날인 18일, 중국 관영 CCTV는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최근 EU가 중국을 겨냥한 반(反)보조금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충분히 맞설 수 있는 대응책을 가지고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전했다.

중국은 수입차 관세 인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22일 자 보도에 따르면, EU 주재 중국상공회의소는 전날 성명을 내어 “중국 당국이 대형 배기량 엔진을 장착한 수입차의 관세율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EU는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 전기차를 대상으로 한 반보조금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사 대상을 중국산 태양광 패널, 의료기기, 주석도금 강판(석도강판) 등으로 확대했다.

미국도 중국의 공급 과잉에 맞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 당국은 지난 14일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명백한 보복 조치

중국계 미국인 경제학자인 데이비 황은 지난 20일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POM은 기계적 강도가 높아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데 널리 쓰인다”며 “중국은 미국, EU, 일본, 대만에서 매년 약 50만 톤의 POM을 수입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약 20억 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중국의 반덤핑 조사가 이들 국가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매우 제한적인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국도 자체적으로 POM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품질이 떨어지는 중저급 원료로, 중국 제조업체들이 생산하는 값싼 자동차에 주로 쓰인다”며 “그 반면에 메르세데스-벤츠, BMW, 테슬라, 포드 등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수입산 고급 POM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즉 중국공산당이 수입산 POM을 조사 대상으로 삼은 것은 자국 산업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자국 내 외국 기업들만 타격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정확한 계산에 따른 표적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대만 타이베이에 본부를 둔 비영리 단체 ‘대만영감협회(TIA)’의 대표인 라이룽웨이는 에포크타임스에 “중국은 서방의 공세에 맞서 ‘강대강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방과 중국 간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이번 조치는 정치적 보복으로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