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안부 전 특수요원, 호주 언론에 해외 반체제인사 ‘사냥’ 수법 공개

박숙자
2024년 05월 23일 오후 4:15 업데이트: 2024년 05월 23일 오후 4:40

호주로 탈출한 중국 공안부 정치보위국 소속 비밀경찰이 중국공산당이 해외 반체제 인사들을 사냥하는 수법을 호주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 13일 호주 ABC방송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포코너스(Four Corners)가 지난해 중국을 탈출해 호주로 망명한 중국공산당 특수요원 에릭(가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방송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릭은 2008년부터 2023년 초까지 중국 공안부 정치보위국에서 근무했다.

2020년까지 공안부 국내안전보안국(1국)으로 불린 이 정치보위국은 전 세계적으로 중국공산당, 특히 중국공산당 총서기 시진핑을 비판하는 인사들을 탄압한다. 에릭은 이 정치보위국이 중국공산당 정부에서 ‘가장 어두운’ 부서이고, 구성원들은 반체제 인사들을 탄압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고 말했다.

중국공산당의 안보 부서 중 공안부의 해외 협력 부서에는 마찬가지로 악명 높은 국가안전부와 통일전선부가 있다.

보도에 따르면 에릭은 호주의 방첩기관인 호주안보정보원(ASIO)에 자신의 과거를 밝혔다.

그는 자신의 임무가 전 세계 반체제 인사들을 추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부동산 중개인, 반공 자유투사 등으로 신분을 위장해 반체제 인사들에게 접근하고 그들을 납치하거나 중국으로 송환할 수 있는 국가로 유인했다. 이들 국가에는 중국, 인도, 캄보디아, 태국, 캐나다, 호주 등이 포함된다.

이 특수요원들이 2021년 호주 주민을 표적으로 삼아 벌인 활동이 2023년 시드니에서 호주 연방경찰에 적발됐다. 표적인 된 사람 중에는 반공 인플루언서로 알려진 인커(尹科, Edwin Yin)도 포함됐는데, 인커는 2021년 멜버른에서 그들에게 공격을 당해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당시 인커의 일부 동영상에는 시진핑과 그의 딸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은 2018년 호주에 있던 인커를 동남아시아로 유인하라는 임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인커는 중국에 있을 당시 저장성 핑안은행 항저우지점 부지점장 보좌관으로 일했고, 현재 호주에 정착했다.

스페인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인 ‘세이프가드 디펜더스(Safeguard Defenders)’는 4월 1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10년 동안 중국공산당 당국이 ‘여우사냥 작전’과 ‘스카이넷 작전’을 통해 시진핑의 이른바 ‘반부패’ 운동을 전 세계로 확대했고, 이에 따라 중국공산당의 불법 경찰 행동망이 급속하게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공산당이 해외에서 납치 등의 수단을 공식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이 가장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가장 일반적인 수단은 귀국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그들은 중국 내 친인척을 협박하거나 해외에 파견한 요원과 대리인을 통해 대상자를 스토킹하고 괴롭히고 협박해 귀국하도록 ‘종용’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2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서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기위)의 ‘스카이넷 작전’을 통해 1만2000여 명을 성공적으로 송환했다. 그중 호주에서 송환된 사람은 최소 16명이고, 그들은 대부분 경제 범죄 혐의로 송환됐다.

중국공산당은 인커가 여러 건의 금융사기 혐의로 기소됐다며 그의 송환을 요구했다.

호주 시드니 공과대학의 펑충이(馮崇義) 중국학 교수는 지난 13일 에포크타임스에 “호주 정부는 중국 민주화 운동가들이 중국 공안 당국의 표적이 되는 문제를 중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펑 교수에 따르면 과거 호주 연방경찰과 중국 공안은 밀수 단속을 위해 협력했고, 서로의 국가에 입국해 함께 밀수 단속을 하고 납치까지 할 수 있었다.

그는 “이것은 사실 호주의 수치다. 적대적인 중국공산당 정권과는 파트너가 될 수 없다”며 “이런 일(납치)을 하려면 경찰의 협조가 있어야 하는데, 그들은 총까지 들고 들어온다. 호주 정부는 많은 점에서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 이 기사는 닝하이중, 뤄야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