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캄보디아와 합동 군사훈련…동남아서 영향력 확대 시도

알드그라 프레들리
2024년 05월 22일 오후 4:25 업데이트: 2024년 05월 22일 오후 4:25

중국이 지난 16일(이하 현지 시각)부터 캄보디아와 역대 최대 규모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모든 훈련 비용은 중국이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군은 “중국과의 연례 합동 군사훈련인 ‘금룡(Golden Dragon) 2024’를 오는 30일까지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캄보디아군 1300여 명과 중국군 700여 명, 중국 군함 3척과 캄보디아 군함 11척 등이 동원된다.

통 솔리모 캄보디아군 대변인은 “이번 훈련은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될 것”이라며 “중국 측이 훈련 비용을 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훈련은 특정 국가를 위협하려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며 “양국 군의 전투 기술을 향상시키고 신무기를 테스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투력을 강화해 동남아 지역의 테러리즘과 맞서 싸울 것이며, 인도적 구호 활동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훈련에서 중국군은 기관총이 장착된 군용 로봇인 ‘전투 로봇개(robodogs)’를 최초로 공개했다.

네 다리가 달린 이 로봇의 등 부분에는 원격으로 제어가 가능한 기관총이 장착됐다. 중국군은 이 로봇이 걷는 모습만 언론에 공개했으며, 사격 장면은 보여주지 않았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이번 훈련의 목적은 합동 대테러 및 인도주의적 구호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중국과 캄보디아는 이번 훈련을 계기로 우호를 공고히 하고, 전략적 협력 수준을 높이며, 지역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국가의 합동 군사훈련은 2016년 처음 시작돼 매년 열려왔다. 그해 캄보디아는 미국과의 합동 훈련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중국은 캄보디아의 최대 투자국이자 가장 가까운 정치적 파트너다. 캄보디아는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은 것은 물론, 군사적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중국이 캄보디아의 철도 건설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3억 위안(약 563억 원) 상당의 보조금 패키지를 제공했다.

캄보디아가 친중국 행보를 보임에 따라 미국 내에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미국 정부는 2021년 캄보디아의 인권 및 부패 문제에 대응하고,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캄보디아에 무기 금수 조치를 내렸다.

그해 미 국방부는 보고서를 통해 “캄보디아는 미국이 자금을 지원한 리암 해군기지 내 시설 두 곳을 철거했다. 그중 한 곳의 보수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미국의 제안도 거절했다”고 알렸다.

이어 “캄보디아가 미국 대신 중국의 지원을 받아 기지를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중국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인근의 리암 항구에 자국 해군기지를 건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은 이곳이 중국 해군의 활동 반경을 넓히는 데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