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자동차 제조사들, ‘中 강제노동’ 부품 사용” 美 의회 조사팀

빌 판
2024년 05월 22일 오후 12:40 업데이트: 2024년 05월 22일 오후 1:21

제조사들 “사실 인지 후 해당업체와 거래 중단” 해명

BMW, 재규어랜드로버, 폭스바겐 등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 3곳이 강제 노동과 연관돼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는 중국 제조사의 부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 상원 금융위원회가 지난 20일(현지 시각)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중국 신장 지역의 강제 노동과 관련이 있는 중국 업체인 ‘쓰촨 징웨이다 기술그룹(JWD)’의 부품을 사용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1차 협력사인 본스(Bourns Inc.)가 JWD의 부품을 수입한 뒤 BMW, 재규어랜드로버, 폭스바겐 측에 납품해 왔다.

그러다 지난 1월 초 본스는 “이 부품이 미국 정부의 제재 목록에 오른 품목임이 확인됐다. 이에 해당 부품을 사용한 자동차는 미국에 수출할 수 없다”고 알렸다.

하지만 BMW는 이를 인지한 뒤에도 JWD의 부품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는 “BMW는 지난 4월까지 문제의 부품을 사용해 제조한 미니 쿠퍼 8000대를 미국에 수출했다”며 “금융위가 BMW 측에 JWD와의 관계에 대해 반복적으로 질문한 뒤에야 부품 사용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BMW 측은 “문제의 부품을 사용한 차량의 수출을 중단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미 수출된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 딜러에게는 교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재규어랜드로버도 제재 품목과 관련한 사실을 인지한 이후인 지난 1월까지 문제의 부품을 사용한 차량을 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규어랜드로버 측은 “문제의 부품은 이전 세대(의 차량)에 쓰였으며,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지난 2월 그룹 산하의 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차종 수천 대가 제재 부품을 포함하고 있음을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에 자발적으로 신고했다.

이후 차량을 미국에 판매하기 전, 이 부품을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사를 이끈 론 와이든(민주당) 상원 금융위원장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전에 공급망에서 강제 노동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제조사들의 자체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 국토안보부와 관세국경보호청은 자동차 공급망에서 강제 노동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제재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신장 지역의 강제 노동 문제를 부인하며 “미국이 중국을 부당하게 탄압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