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에 中교수 최소 18명 사망…숨진 이들의 놀라운 ‘공통점’

숀 장(Shawn Jiang)
2023년 09월 18일 오후 5:57 업데이트: 2023년 09월 18일 오후 8:13

최근 2주 동안 중국의 대학교수, 연구원, 학자 등이 최소 18명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놀라운 사실은 숨진 이들이 대부분 중국공산당과 깊은 관련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여기에는 중국의 국방 관련 대학인 하얼빈 공업대학, 중국 마르크스주의의 최초 발상지로 꼽히는 베이징대학교 출신의 교수들도 포함돼 있다. 게다가 다양한 분야의 최고 과학자, 역학자, 군수물자 전문가, 선전물 제작자 등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당국 및 관련 기관들은 이들의 사망 원인을 ‘코로나19 감염’이라고 공식 발표했지만,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사망한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은 모두 중국공산당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얼빈 공업대학의 집단 부고

하얼빈 공업대학(HIT)은 최근 2주간 교수 6명의 부고 소식을 전했다. 1920년 설립된 HIT는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의 ‘7대 국방 과학기술원’ 중 하나다.

숨진 이들 중 한 명인 이 카이는 HIT 교수이자 중국공산당원이었다. 그는 1948년 중국공산당 지하 활동에 참여한 전력이 있으며, 6·25전쟁 당시 삼각고지 전투 등에 중공군으로 참전한 바 있다. 1971년부터는 HIT에서 활동했다.

쑤얼황도 중국공산당원이자 HIT 에너지과학 및 공학연구소의 교수였다. 그는 HIT의 유압기기 및 유체 전달 프로그램을 설립한 멤버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가오징화는 HIT 정밀계측학과의 조교로 활동했다. 그도 중국공산당원이었다.

판치슈는 1996년부터 2006년까지 HIT가 발행하는 대학신문의 편집장을 지낸 바 있다.

루오 자오리는 HIT 경제경영연구소의 교수였으며, 황다칭은 HIT 전기공학 및 자동화연구소의 교수였다.

베이징대학교의 집단 부고

베이징대학교(PKU)의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8월 25일부터 28일까지, 단 4일 만에 교수 5명이 ‘건강 악화’로 숨졌다.

PKU는 중국 마르크스주의의 최초 발상지로, 초기의 마르크스주의자 및 공산주의자 그룹이 여기에서 배출됐다. 리다자오, 마오쩌둥 등이 PKU에서 근무하거나 학생들을 가르친 바 있다.

PKU는 “인체해부학 및 조직배아학과 교수였던 류빈, 전자공학과 교수이자 통신 및 전자 분야 전문가였던 쉬멍샤가 숨졌다”고 전했다.

또한 “PKU의 교수였던 공언중, 구한전, 위시셴 등 3명은 모두 8월 25일에 ‘원인 불명의 질병’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2015년 10월 6일, 시민들이 중국 중의과학원 앞을 지나고 있다. | STR/AFP via Getty Images

끊이지 않는 죽음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공산당 관련자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석유대학의 수석 엔지니어였던 추이 시우젠은 지난 10일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석유대학 과학기술개발처의 부처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중국농업대학교의 교수였던 루쇼우윈도 같은 날 사망했다. 그녀는 1992년부터 중국 국무원의 특별 보조금을 받아 왔으며, 농업부와 교육위원회로부터 수많은 과학기술상을 받은 인물이다.

지난 9일에는 베이징사범대학 지구과학과 교수였던 투메이젠이, 지난 7일에는 하이난사범대학교 교수였던 차이춘화가 사망했다. 특히 차이춘화는 중국 국무원으로부터 특별 보조금을 받은 최초의 전문가 중 한 명이었다.

중국의과학원 베이징연합의과대학의 연구원이었던 류페이쉰은 지난 5일 6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톈진노동조합연맹으로부터 노동훈장을 두 차례나 수상했다.

베이징영화대학의 교수이자 영화감독학과 학과장이었던 자오둔은 8월 31일에 숨졌다. 그는 ‘인민공사의 아이들’, ‘우리의 인민대표대회’, ‘서양 인형’ 등의 선전영화를 제작한 영화감독으로 유명하다.

상하이 푸단대학교 공중보건연구소의 교수이자 역학 전문가였던 위쉰장은 8월 28일, 중국과학원 쯔진산천문대의 연구원이었던 장페이유는 8월 27일 사망했다. 또 중국과학원 소속 연구원이자 화둥이공대학교 교수였던 후잉도 8월 27일에 숨졌다.

이 같은 잇따른 죽음에 일각에서는 “중국공산당이 반체제 인사들을 ‘숙청’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코로나19라는 위장막을 쓰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