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만에 다리가 퍼렇게 변해”…코로나 새 후유증 보고

엘런 완(Ellen Wan)
2023년 09월 5일 오후 6:19 업데이트: 2024년 01월 31일 오전 10:28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다리가 푸른색으로 변하는 코로나19 관련 후유증 사례가 보고됐다. 의학계는 이 희귀 증상을 ‘푸른 다리 증후군’으로 명명했다.

최근 영국의 의학 저널 란셋에는 영국에 거주하는 33세 남성 환자에게서 푸른 다리 증후군이 발견됐다는 내용의 논문이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이 환자가 이상 증세를 겪은 것은 약 6개월 전부터다. 당시 그는 1분 정도 서 있기만 해도 다리 색이 점차 어두워지고 다리가 퉁퉁 붓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 있기 시작한 지 10분이 지나면 증세가 더욱 심각해진다. 눈으로 보기에도 다리가 부어오르고 퍼렇게 변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환자는 “(증상이 나타나면) 다리를 움직이기 어렵고, 가렵거나 따끔거리는 느낌이 든다”며 “다시 누우면 다리 색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통증도 가라앉는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이 환자는 이전에 두 번이나 코로나19에 감염된 바 있다. 완치 후에도 약 1년간 피로감, 불면증 등의 후유증을 경험했다.

그가 경험한 또 다른 후유증에는 근육통, 수면 장애, 시각 장애, 성기능 장애, 뇌 안개(Brain Fog) 증상 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2개월 전, 서 있을 때 심박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기립성빈맥증후군(POTS)을 진단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자율 신경 장애의 일종이다.

영국의 국민 보건 서비스(NHS)에 따르면 POTS 환자는 현기증, 가슴 두근거림, 흉통, 호흡 곤란, 실신, 소화 장애, 뇌 안개, 팔다리의 변색(말단 청색증) 등의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되기 전 이 환자의 병력에는 과민성대장증후군, 골반 통증,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관절과가동성 질환 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푸른 다리 증후군과 관련 있는 병력은 없었다.

이를 고려하면 이 환자의 푸른 다리 증후군 진단은 롱코비드(코로나19 장기후유증)와 깊은 연관이 있는 POTS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스탠퍼드 의과대학에 따르면 자율 신경 장애는 자율 신경계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때 발생하며 심박수, 혈압, 체온의 조절과 소화기, 비뇨기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모더나 코로나19 mRNA 백신 | 연합뉴스

의학계에서는 코로나19 감염 또는 백신 접종이 POTS 진단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국제자율신경실조증협회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POTS 환자가 2배로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에서 POTS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정태환 교수는 에포크타임스에 “최근 들어 POTS 치료 관련 의뢰가 크게 증가했다”며 “POTS에 대한 인식 제고, 진단 및 치료법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POTS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

란셋의 논문에 따르면, POTS 증상을 완화하는 데 염분 섭취를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2021년 미국 심장학회지(JACC)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소금을 약간 더 많이 섭취하면 혈장 노르에피네프린 수치를 낮추고 심박수의 변동성을 줄여 임상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내용이 강조됐다.

연구진은 23세에서 49세 사이의 POTS 환자 14명(실험군)과 건강한 사람 13명(대조군)을 대상으로 6일간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군은 매일 고나트륨 식단을, 대조군은 저나트륨 식단을 섭취하도록 했다. 이후 피험자가 누웠을 때와 서 있을 때의 심박수, 혈압, 혈액량, 혈장 노르에피네프린 수치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고나트륨 식단을 섭취할 경우 혈액량이 증가하고 심박수의 변동성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장 노르에피네프린 수치도 감소했다.

또한 POTS 환자들이 고나트륨 식단을 섭취한 뒤 어지럼증, 두통 등의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식단과 영양 섭취는 POTS 증상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이에 의사들은 다음과 같은 식습관을 가질 것을 권장하고 있다.

1. 일일 나트륨 섭취량을 최소 3000mg으로 늘릴 것.
2. 하루에 2L 이상의 물을 마실 것.
3. 소량의 식사를 여러 번 먹을 것.
4. 섬유질과 복합탄수화물이 풍부한 식단을 유지할 것.
5. 단백질, 채소, 유제품, 과일로 영향 균형을 유지할 것.
6. 가공식품으로 염분을 섭취하지 말 것.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