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번째 기소에 “2020년 부정선거 보고서 21일 발표”

한동훈
2023년 08월 17일 오전 11:32 업데이트: 2023년 08월 17일 오후 1:39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전복하려 한 혐의로 ‘네 번째 기소’된 가운데, 2020년 대선 부정선거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물에서 21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선거 관련 부정행위를 입증할 보고서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조지아에서 발생한 대통령 선거 부정에 대한 크고 복잡하고 상세하지만 반박할 수 없는 보고서가 거의 완성됐다”며 “이 최종 보고서의 결과에 따르면, 나와 다른 사람들에 대한 모든 혐의는 취하돼야 한다. 완전한 무죄 선고가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들(조지아주 당국)은 결코 부정선거를 한 사람들을 뒤쫓지 않았다. 그들은 부정을 저지른 자들을 찾기 위해 싸운 사람들만을 뒤쫓았다!”라고 덧붙엿다.

이러한 보고서 공개 예고는 전날 2020년 대선 경합 지역이었던 조지아주의 최다 인구 거주지역인 풀턴 카운티 대배심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측근 18명을 기소한 데 따른 대응이다.

대배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1월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1만1780표를 찾아내길 바란다. 왜냐하면 우리는 조지아주에서 이겼으니까”라고 말한 것을 두고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압박한 혐의’가 있다는 입장이다.

2021년 1월 워싱턴포스트(WP)가 공개한 트럼프와 래펜스퍼거 사이에 오간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는 유권자 등록을 하지 않은 사람과 사망자 5천 명이 투표했고 바이든의 표는 세 번 스캔되며 중복 집계됐으며 수천 명이 투표를 하러 불법 이주했다는 등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선거 관련 부정행위를 지적했다.

래펜스퍼거 장관은 이를 부인했으며 사망자 이름으로 투표한 것에 대해 “실제 (확인된) 사례는 2표뿐”이라고 답했다. 통화에 참가한 장관 측 변호사는 전자투표시스템 업체인 도미니언의 투표 장비들이 교체되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트럼프는 이날 통화에서 조지아주 선거 유세 당시 자신의 유세 현장에는 2만5천~3만 명이 모였으나 바이든이 유세하면 100명도 못 채운 것을 언급하며 자신의 승리를 확신한 후 표를 다시 집계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래펜스퍼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배심은 이러한 통화 내용과 트럼프가 조지아주의 다른 관리들에게 말한 내용 등을 토대로 허위 진술, 위증 공모, 주정부 기만, 1급 위조 등 13개 혐의가 있다고 공소장에서 주장했다.

또한 대배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에게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인증을 거부하도록 한 시도 역시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범죄 음모라며 선거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적법한 절차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공식 기소 발표 전, 혐의 적힌 문서 공개 논란

조지아주 법원 웹사이트에는 14일 공식 기소 발표가 나오기 전에 이미 기소됐음을 시사하는 문건이 게재됐다가 곧 삭제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39분에 게재된 A4용지 두 페이지 분량의 이 게시물에는 트럼프에 대한 13개 혐의가 적혀 있었으나, 법원은 아무런 설명 없이 이 문서를 삭제했다.

실제 공소장이 발표된 것은 8시간 뒤인 이날 밤 9시쯤이었다. 그런데 공소장에 적힌 13개 혐의는 이날 낮에 공개된 문건에 담긴 혐의와 정확히 일치했다.

따라서 대배심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도 전에 ‘누군가에 의해 이미 혐의가 결정돼 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어났다.

파니 윌리스 미국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지방검사(좌)가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 John Bazemore/AP/연합

이에 법원 측은 “단순한 행정상의 실수”라고 해명하고, 온라인에 확산 중인 해당 문서 캡처본에 대해 “허위 문서”라고 밝혔지만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배심 결정에 따라 기소를 진행한 풀턴 카운티의 파니 윌리스 지방검사(DA)는 언론의 질의에 “어떤 설명도 제공할 수 없다”고 침묵했다. 검사실 대변인 역시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윌리스 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를 주도한 이후 주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유명 인사로 떠올랐다.

풀턴 카운티 최초의 여성 지방검사이자 민주당원인 윌리스 검사는 풀턴 카운티 대배심이 트럼프 기소를 검토 중이던 지난 10일 모금 사이트를 열고 수사를 지원해달라며 모금활동을 시작하기도했다.

그녀는 2022년 조지아주 부주지사 선거 때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자신의 보좌관 찰리 베일리를 위한 모금행사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공화당 후보인 버트 존스가 승리하자 존스를 상대로 수사를 벌이려다 풀턴 카운티 상급법원 판사에 의해 ‘이해관계 충돌’이라는 이유로 저지당한 바 있다.

트럼프 측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영상 광고를 제작해 유포하며 윌리스 지방검사의 중립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이 기사는 카타벨라 로버츠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