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중국 관련 계정 7천개 이상 삭제…“최대 규모 여론 공작”

한동훈
2023년 08월 31일 오전 11:30 업데이트: 2023년 08월 31일 오후 1:12

중국 계정들, 레딧 등 유명 커뮤니티로도 영역 확장
친중국 성향 정보 유포…메타 “최대 규모 여론공작”

중국 정부가 외국 소셜미디어(SNS)상에서 대규모 여론 공작을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의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도 예외는 아니었다.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미국 SNS 대기업 메타는 29일(현지시간) 자사 플랫폼에서 친중국 성향의 여론 공작용 계정을 약 9천 건 삭제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계정은 중국 공산당에 대한 긍정적인 콘텐츠를 대거 게재하며 국제 사회의 여론을 통제하려는 목적을 지닌 것으로 파악됐다.

메타가 이날 ‘적대적 위협 보고서(Adversarial Threat Report)’에 따르면 중국을 거점으로 하는 그룹들이 메타가 서비스하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외에도 틱톡, 유튜브, 엑스(X·구 트위터) 등 50개 이상의 외국 플랫폼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SNS 그룹들은 적게는 10여 개, 많게는 수백 개 계정들이 연계된 조직이다.

벤 니모 메타 글로벌 위협정보 책임자 는 이날 페이스북 계정 7700개, 페이스북 페이지(그룹) 954개, 인스타그램 계정 15개를 삭제했다며 “우리가 발견한 가장 크고 많은 양의 은밀한 영향력 작전”이라며 “성공적이진 못했다”고 평가했다.

메타에 따르면, 이들 계정은 중국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지난 수년간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 질의응답 웹사이트 쿼라, 유튜브와 비슷한 동영상 공유 플랫폼 비메오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메타 자체 조사 결과, 이들 중국발 계정들과 중국의 법 집행기관 관계자 사이의 연결고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기관명이나 조직 명칭은 밝히지 않았다.

이들 계정은 주로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대만 등을 상대로 활동을 해왔으며, 계정을 해킹해 타인으로 위장하거나, 인공지능(AI)으로 조작한 가짜 영상과 사진, 다른 사람의 동영상 등을 이용해 신분을 감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국인으로 위장한 중국인들이 교묘한 댓글을 달아 여론을 조작한다는 지적이 수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이용자들의 상식적인 수준의 논의나 발언을 정치적인 것으로 몰아가면서 게시판 분위기를 흐리거나 회원 간 분열을 조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이 잘 사용하지 않는 표현을 당연하게 구사하거나 중국 정부나 공산당을 두둔하는 성향을 드러내 날카로운 눈치를 지닌 회원들에게 정체가 들통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