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육군, 中 수뇌부 겨눈 ‘다영역특임부대’ 연내 한국 배치 가능성

전경웅 객원기자
2023년 07월 16일 오후 9:17 업데이트: 2023년 07월 16일 오후 9:17

미 육군이 현지시각 지난 6월 28일(이하 현지시각) ‘중거리 능력(Mid Range Capability·MRC)’이라 부르는 체계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얼핏 보면 컨테이너 트럭처럼 보이는 이 체계는 사거리 1600km의 토마호크 블록 V 순항미사일 4기를 탑재하고 있다.

이 체계는 미 육군 다영역특임부대(Multi-Domain Task Force·MDTF)에 배속된다. 중국과 북한, 러시아, 이란 등을 상대하기 위한 부대다.

◇미 육군, 중거리 지상발사 순항미사일과 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실전 배치

미 육군은 MRC에 ‘티폰(Typhon·그리스 신화 속 제우스를 잡기 위해 등장한 거인 괴물)’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미국은 1991년 소련과의 합의에 따라 중거리핵전력조약(INF)를 맺으면서 지상발사 순항미사일(GLCM)을 모두 폐기했다. 미국이 보유하고 있던 GLCM은 모두 핵탄두를 장착하고 있었다.

32년 만에 부활한 GLCM ‘티폰’에 장착하는 토마호크는 재래식 탄두를 탑재하고 있다. ‘티폰’의 특징은 발사기에 있다. ‘티폰’의 트레일러 안에는 Mk.41 발사기 4기가 설치돼 있다. Mk.41 발사기는 이지스 순양함이나 이지스 구축함에서 써왔던 것으로 다양한 미사일을 탑재·발사할 수 있다. 대공 요격미사일 SM-2, SM-3, SM-6은 물론 대잠로켓 ‘아스록(ASROC)’, 토마호크 블록 V 순항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현재 미군 계획으로는 ‘티폰’의 Mk.41 발사기에 SM-6와 토마호크를 우선 탑재한다. SM-6를 대지 공격용으로 쓰면 사거리는 460km가량 된다. 토마호크 블록 V는 사거리가 1600km다. 게다가 ‘티폰’은 데이터링크를 활용해 직접 목표를 조준하지 않고 아군 조기경보기나 전투기가 포착한 목표를 타격할 수 있다. 이때는 최대 370km 떨어진 목표를 제거할 수 있다.

미군은 우선 발사대 차량 4대와 화력통제차량 1대로 1개 포대를 창설할 예정이다. 나중에는 스텔스 순항미사일로 알려진 JASSM이나 LRASM도 탑재할 계획이다. 만약 미군이 토마호크를 탑재한 ‘티폰’을 평택 등 서해안 일대에 배치한다면 중국 동쪽 해안에 있는 주요 해군기지는 물론 베이징도 타격할 수 있다.

◇신형 무기로 구성한 ‘다영역특임부대’…육·해·공 가리지 않고 싸우는 부대

미군의 계획은 ‘티폰’에 그치지 않는다. 미군은 지난 3월 30일 장거리 극초음속 무기(LRHW) ‘다크 이글’의 시험을 끝내고 실전 배치했다고 밝혔다. 무게 7.4t인 ‘다크 이글’은 발사대 트레일러 하나에 2기씩 싣는다. 2800km 바깥의 목표를 마하 17의 속도로 타격할 수 있다. 이 LRHW 또한 포대를 창설했다. 미군은 ‘티폰’과 LRHW, 그리고 사거리 400~1000km인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PrSM을 탑재한 HIMARS 포대를 합쳐 전략화력대대를 만들었다.

전략화력대대는 앞서 언급한 다영역특임부대(MDTF) 예하 포대이다. MDTF란 영역을 가리지 않고 싸우는 부대다. 과거 육·해·공·해병대가 각자의 영역에서만 싸웠다면 이제는 영역을 가리지 않고 적을 먼저 포착하는 부대가 타격·제거한다는 개념에서 만든 부대다. 여기에는 사이버공간과 우주공간도 포함된다.

여단급인 MDTF 예하에는 4개 대대가 있는데 전략화력대대가 ‘펀치’를 맡는다. 그 외에 방공대대, 첩보·사이버·우주(I2CEWS) 대대, 여단지원대대가 있다. 미 육군은 총 5개의 MDTF를 창설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3개를 창설해 2개는 인도·태평양 사령부 예하에, 1개는 독일에 배치했다. 앞으로 창설할 MDTF는 각각 극지방과 전 세계를 관할구역으로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MDTF를 중국의 ‘A2/AD(반접근/지역거부)’ 전략을 제압할 수단으로 보고 있다.

◇미군, 이르면 올 연말 주한미군에 다영역특임부대 배치

중국과 러시아, 북한, 이란을 대상으로 만든 부대인 만큼 미군은 MDTF, 특히 전략화력대대를 우리나라에 전진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올 연말 우리나라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는 군사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현재 주한미군 육군 제8군은 한미연합사가 아니라 미 태평양 육군사령부 예하 야전사령부로 변신했다. 8군 직속인 제210포병여단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인도양과 태평양 전체에서 작전을 하게 됐다. 또 현재 미 2사단 예하 포병대대의 MLRS M270이 노후화 때문에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신형 장비를 갖춘 부대로 교체될 예정이다. 이 빈 자리를 전략화력대대 예하 ‘티폰’ 포대와 ‘다크이글’ 포대가 영구주둔이 아닌 순환배치 형태로 배치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문가들 전망대로 MDTF가 우리나라, 특히 서해안 지역에 배치될 경우 중국은 물론 북한도 엄청난 압박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경기 평택시 또는 충남 정도에 ‘티폰’ 포대와 ‘다크 이글’ 포대를 배치하면 중국 산둥반도와 동쪽 해안에 있는 해군기지는 물론 북한 평양에 대한 족집게 타격이 가능하다. ‘다크 이글’의 경우 베이징을 타격하는 데 3분 걸린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