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中, 트뤼도 총리 겨냥해 가짜정보 공작…명백한 정치개입”

앤드류 첸(Andrew Chen)
2023년 10월 25일 오후 2:30 업데이트: 2023년 10월 25일 오후 8:25

중국이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 피에르 포일리에브르 보수당 대표를 포함한 하원의원 수십 명을 표적으로 삼아 ‘스패무플라주(Spamouflage)’ 공작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스팸(Spam)과 위장(Camouflage)의 합성어인 스패무플라주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가짜 뉴스를 유포하는 방식으로 펼쳐지는 대규모 정보 공작을 일컫는다.

지난 23일 캐나다 외교부(GAC)는 성명을 내어 “해외 세력의 캐나다 정치 개입을 조사하는 전담기관인 신속대응기구(RRM)가 중국이 캐나다 정치 인사들을 상대로 스패무플라주 캠페인을 벌인 것을 확인했다”고 고발했다.

이어 “중국의 스패무플라주 캠페인은 2023년 8월 초에 처음 발견됐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규모가 점차 커졌다”고 밝혔다.

또 “이 캠페인의 표적은 중국에 비판적인 하원의원 수십 명이었다. 여기에는 트뤼도 총리, 포일리에브르 대표 등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RRM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소셜미디어의 가짜 계정이나 도용 계정을 이용해 가짜 뉴스를 생성하고 유포했다. 표적이 된 의원의 발언이나 범죄 경력 등을 조작함으로써 정치적 입지에 타격을 가하고, 중국공산당에 대한 비판 의견을 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심지어 인공지능(AI) 기술로 이미지와 동영상을 합성하는 ‘딥페이크 기법’을 통해 악의적으로 조작된 게시물이 온라인에 유포된 사례도 있다고 RRM는 밝혔다.

GAC는 “이번에 확인된 중국의 정보 공작은 중국에 비판적인 의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자 한 것으로, 그들의 가족에게까지 위협을 가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소셜 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로고 |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어 “(중국이) 악의적으로 조작된 가짜 정보를 퍼뜨려 표적이 된 의원의 평판을 훼손하고, 정치적 활동을 위축시키려고 했다. 중국어를 사용하는 캐나다 인플루언서까지 동원해 가짜 정보의 확산을 증폭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런 정보 공작의 궁극적인 목적은 중국공산당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고, 반체제 인사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명백한 정치 개입이자 간섭”이라며 “캐나다 정부는 이 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이며,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외교적 개입 등의 방식으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AC는 지난 8월에도 캐나다를 겨냥한 중국의 정치 개입 공작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당시 GAC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 온 마이클 청 보수당 하원의원이 중국공산당 주도의 정치 공작 표적이 돼 그의 가족이 뒷조사를 당하는 등 위협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난 5월 제니 콴 신민주당 하원의원은 “(중국과 관련된) 인권옹호 활동을 펼쳤다는 이유로 중국공산당이 내 이름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는 사실을 캐나다 안보정보청(CSIS)으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알렸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