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이란 합동군사훈련, 서방 향한 경고 메시지” 전문가 분석

존 선
2024년 03월 22일 오전 11:30 업데이트: 2024년 03월 22일 오후 1:12

미국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3억 달러 규모의 군사무기와 장비를 지원한다고 밝혔으며, 유럽연합(EU)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기금을 50억 유로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반서방연대’ 중국, 러시아, 이란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 시간) 러시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핵무기 사용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지만, 러시아의 주권이나 안보가 위협을 받게 될 경우 (핵무기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무기는 사용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군사기술적 관점에서 러시아는 핵전쟁에 대비하고 있으며, 미군이 우크라이나에 투입될 경우 분쟁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카린 장 피에르 미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어떤 징후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함에 따라 일부 국가들은 러시아가 전쟁에서 완전히 승리할 경우 전 세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분석에 따르면 그 여파는 기존의 세계 질서를 뒤흔들 정도로 위협적이다. 미국의 동맹국과 파트너들이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주의 질서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총리는 지난해 12월 EU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EU와 미국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 결국 이 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할 것”이라며 우려를 제기했다.

또한 일부 EU 관리들은 “러시아가 승리할 경우, 수많은 난민이 EU 국가로 유입돼 동부 국경을 중심으로 장기적이고 치명적인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합동 군사훈련

중국, 러시아, 이란은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아라비아해 오만만에서 합동 군사훈련 ‘해상안보벨트 2024’를 실시했다. 이들 국가의 합동 훈련은 2019년, 2022년, 2023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3일 “이번 합동 훈련은 위협이 아니라 안보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며, 지정학적 상황과도 관련이 없다”며 “훈련의 주요 목적은 해상 경제활동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서방에서는 이번 훈련을 중국, 러시아, 이란의 무력시위로 보는 견해가 나오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은 반서방 연대를 강화하고 국제무대에서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레이치맨 대학의 정치학 연구원인 메어 자베단파르는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훈련을 서방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러시아, 이란의 연대는 이른바 ‘새로운 악의 축’으로 불린다. 특히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를 교란하려 하는 중국의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크리스토퍼 그레이디 미 합동참모차장은 이들 국가의 합동 훈련이 시작된 지난 11일 “우리는 모든 영역에서의 혁신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