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말로 쓰이고 버려져”…中 퇴역여군이 폭로한 공산당의 ‘거짓말’

위엔밍 리(Yuanming Li)
2023년 10월 13일 오후 10:58 업데이트: 2023년 10월 14일 오후 1:42

“나는 뒤늦게 깨달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을 중국공산당의 장기(將棋) 말로 보냈음을…”

중국의 퇴역 여군인 바이 류수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고백했다. 그녀는 과거 중국 정권에 대한 충성심, 중국인으로서의 애국심이 가득했던 자신이 모든 진실을 깨닫고 후회하기까지의 경험을 공유했다.

2005년 고등학교 졸업 후 입대한 류수는 훈련소를 거쳐 베이징의 한 통신부대에 배치됐다.

그녀는 “중국의 통신부대 가운데 최고로 손꼽히는 곳이었다. 보수도 좋은 편이라서 그때까지만 해도 만족했다”고 털어놨다.

가혹행위와 부조리

류수가 복무하던 통신부대는 군 고위층의 통신 내용을 다루는 곳으로, 규율이 매우 엄격하고 폐쇄적이었다. 군인이 된 후에야 이 부대가 얼마나 부패했는지를 깨달았다고 그녀는 고백했다.

류수는 “신병들은 모두 구타를 당했고, 분대장은 신병들의 군기를 잡는다며 강제로 옷을 벗게 했다. 심지어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하기까지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일부 여군들은 종종 지휘관에게 끌려가 억지로 술을 마셔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급할 때도 좋은 인맥이 있는 사람이거나 정치적 검열을 통과한 사람, ‘무조건 복종’을 맹세한 사람들만 혜택을 받는다. 그렇지 않으면 진급할 때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힌다”고 폭로했다.

류수는 “분대장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신병을 마구 폭행하고, 모욕적인 행위를 하도록 강요했다. 나는 분대장의 강요에 의해 건물 한 층을 홀로 청소한 적도 있었다”며 “중국 군대가 이렇게 썩은 조직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밝혔다.

또 “군대의 실체를 마주한 뒤 비로소 깨달았다. 중국공산당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군인들을 정권에 무조건 복종하도록 만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2020년 10월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인민해방군 병사들이 보호용 마스크를 착용한 채 행진하고 있다. | Kevin Frayer/Getty Images

복종과 세뇌

류수에 따르면 중국군은 매주 심리전, 대침투작전, 대간첩전술에 대한 ‘세뇌 교육’을 받는다. 그녀는 “군대에서 거의 온종일 세뇌 교육을 받고, 또 그것에 대해 공부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타는 애국심으로 국가를 위해 전장에 뛰어들도록 교육을 받는다. 그렇게 중국의 ‘전쟁 기계’로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아울러 “세뇌 교육을 받은 군인들은 공산당이 ‘적’으로 간주하는 미국, 캐나다, 대만 등에 대해 분노하게 돼 있다”며 “공산당의 세뇌 교육이 성공적으로 먹혀든 것”이라고 전했다.

진실을 마주하고 밤새 울다

군의 부조리와 부패를 견디지 못한 류수는 복무 2년 만에 전역을 결심했다. 2007년이었다.

이후 그녀는 새로운 직장에 취직하고, 결혼해 아이를 낳는 등 평범한 삶을 살아갔다. 임신 34주가 됐을 때, 류수는 남편과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잠시 거처를 옮겼다. 자신의 아기에게 ‘자유’를 선물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미국의 첫인상은 류수에게 충격 그 자체였다. 그녀는 “길거리에 범죄자도 없었고,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들은 모두 정중했으며 동네 주민들도 매우 친절했다”며 “중국에서 세뇌당했던 미국의 이미지와는 너무 달라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던 어느 날 류수는 집에서 비디오를 시청했다. 1989년 톈안먼 대학살에 관한 비디오였는데, 그전까지만 해도 그런 끔찍한 사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그녀는 고백했다.

류수는 “(영상을) 보자마자 정신이 혼미해졌다. 너무 가슴이 아프면서도,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이를 몰랐다는 점에서 수치심이 밀려들었다”며 “그렇게 사악한 짓을 벌인 정권에 충성을 다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고 원망스러워졌다”고 말했다.

또 “중국에 있을 때는 전혀 몰랐던 파룬궁 수련자들에 대한 박해, 강제 장기적출도 처음 알게 됐다”며 “관련 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정말 밤새 울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완전히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가 나고, 슬프고, 절망적이었지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정말 고통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아이를 출산한 류수는 얼마 뒤 다시 중국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녀는 예전처럼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다.

2019년 11월 8일, 홍콩 가우룽에서 시위 도중 숨진 대학생 알렉스 차우츠록에 대한 시민들의 추모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 Anthony Wallace/AFP via Getty Images

홍콩 민주화운동 지원

2019년, 홍콩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가 일어나자 류수도 시위에 참가해 홍콩의 민주화를 위한 목소리를 냈다.

당시 대학생인 알렉스 차우츠록이 진압 경찰을 피하다 주차장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잔혹한 진압으로 인해 그가 목숨을 잃었다고 규탄했다.

류수는 “당국은 그가 실수로 넘어져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우리는 모두 분노했고, 더 많은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9년 말, 류수는 또 다른 아기를 임신했다. 그런데 주민위원회는 중국 당국의 산아제한 정책을 이유로 들며 그녀에게 낙태를 강요했다.

그녀는 “더는 중국에서 살 수 없을 것 같아 뉴질랜드로 떠나기로 했다. 안타깝게도 배 속의 아기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임신 4개월경에 유산됐다”고 말했다.

“진실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NTD TV와 에포크타임스의 열렬한 독자인 류수는 자신의 경험담을 기고함으로써 수많은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류수는 파룬궁 수련자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박해가 정치범에 대한 박해보다 더 잔혹하다고 믿고 있다.

그녀는 “보통 독재 정권에서는 정치범 탄압이 우선인 반면, 중국에서는 파룬궁 박해가 우선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는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니다. 단지 인간으로서의 기본 권리와 존엄성을 바라는 것뿐”이라며 “다음 세대가 똑같은 고통을 겪지 않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공산당에 대한 반감은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며, 내가 견뎌온 고통은 권위주의 정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진실의 힘으로 개인의 권리를 지키고, 사회를 문명화하며, 세상을 바꿔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