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윈뉴욕예술단] 충남대 무용과 정소영 교수 “션윈은 完美한 예술”

2010년 3월 2일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던 1일, 대구시민회관에서 션윈예술단 한국 공연 마지막 무대가 막이 올랐다. 공연장을 찾은 충남대 무용학과 정소영 교수는 비오는 풍경을 보며 공연장에 오니 더 좋다며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비췄다.

1부 공연을 마치고 로비에서 다시 만난 그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움과 기쁨, 감동과 환희가 넘쳐흘렀다.

"아! 너무너무 좋았어요. 좋다는 것도 종류가 많은데, 완전한 미(美)에요. 완미입니다. 무용단원 훈련을 너무 잘 시켰어요. 그대로 한국에서 365일 계속 공연했으면 좋겠어요. 안무가 기가 막혀요."

그는 화려한 은장식이 부딪히는 소리가 독특했던 묘족춤과 감동을 주는 무용극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묘족춤이 좋았어요. 실제 묘족춤을 본 적이 있는데, 묘족보다 더 질서정연하게 잘 만들었어요. 수수도 좋고 모든 작품이 다 좋았어요. 그런데 무엇보다 무용극 '신의 길은 막을 수 없네'가 정말 좋았어요."

'신의 길은 막을 수 없네'는 중국내에서 박해받고 있는 파룬궁 수련자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무용극이다. 중국에서 파괴당하고 있는 수많은 가정의 아픈 현실을 담은 작품으로 억압받는 현실에도 신념을 굽히지 않는 모습을 그려냈다.

"모든 춤은 메시지가 있어야 합니다. 춤을 볼 때는 메시지를 봐야 하고요. 저는 ‘신의 길은 막을수 없네’에 나온 춤이 참 좋았습니다. 박해에서 승화되고 자유로워지는 메시지를 담았잖아요."

그는 션윈예술단이 다른 예술단과 차별화되는 또 다른 점으로 무용에 메시지가 있다는 점을 꼽았다.

“21세기는 워칭(watching) 시대로 종합화 무용화 시대에요. 오늘날의 춤은 메시지가 없고 볼거리로 하죠. 그래서 서커스도 춤이라고 하는 거예요. 션윈예술단은 고전을 최대한 살리면서 창작을 했어요. 그러면서 메시지를 줍니다.”

그는 매 작품마다 달라지는 배경 화면에 대해서도 완벽하다며 "우리가 빔을 쏘아봐도 그렇게 완벽하게 안 나오거든요. 무대장치도 정말 잘 했어요"라고 덧붙였다.

무용가로서 무대에 서기도 하지만 그동안 많은 무용가를 길러낸 정 교수는 무용수들의 표정에 주목했다. 션윈예술단 단원들이 다른 무용 단원들과 다르게 눈빛이 '선하다'는 것이다. 동작도 단결이 잘 되어 있어 마치 한 사람이 추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단원들 눈빛이 하나잖아요. 마음이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어려운 겁니다. 다른 무용단은 그렇지 않아요. 눈빛이 여러 개죠. 발레는 테마가 있으면 그 스토리에 몸을 맞추는데, 션윈은 완전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어요. 영어로 표현하자면 인크레더블(incredible:믿을 수 없을만큼 좋은)이에요. 션윈예술단의 춤은 천상의 춤 같아요.“

그는 오늘날 가장 ‘화급’한 것이 도덕성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시급’ 정도가 아니라 ‘화급’하다고 말할 정도로 도덕성의 추락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

“션윈 공연을 보고 착하게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물질이라는 것은 불이 나면 모두 재가 되지만, 정신 속에 있는 것은 절대 불태울 수가 없어요. 며칠 전에도 지진이 났잖아요. 자연의 재해 같은 건 우리가 막을 수 없고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겁니다. 왜냐하면 로마가 망할 때도 도덕과 윤리가 붕괴될 때였거든요. 인간한테 제일 중요한 것은 정신이고, 안무가는 테크닉보다 더 중요한 게 EQ가 올발라야 되요. 사상과 사고, 생각이 올발라야 해요. 올바른 데서 올바른 문화가 나오거든요."

션윈의 무대를 격찬하는 그는 동양과 서양 춤의 차이를 키네스틱(kinetics:동역학 動力學)에서 찾았다.

"언어 이전에 표현하는 것이 몸의 움직임입니다. 우리의 움직임 속에는 정신이 들어있어요. 그걸 서양인은 키네시올러지(kinesiology:신체운동을 역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라고 했어요. 키네틱스 동작마다 하나의 사상과 생각이 들었다고 하는데, 서양에서 말하는 키네틱스에는 영혼이 빠져 있어요. 그런데 우리 동양의 춤은 영혼이 있죠. 바로 이 춤에는 영혼이 있는 거예요."

그는 션윈예술단이 보여준 무용에 사상과 감정에 ‘영혼’까지 들어있다고 말했다.

“서양 무용의 동작 하나하나에는 뜻(meaning)은 있지만, 발레를 비롯해 보통 순수예술에는 사상과 감정만 들었어요. 그러나, 션윈예술단의 춤에는 영혼이 들어있어요. 무용수들의 세포 하나하나까지도 말이에요. 그래서 굉장히 선하고 마음이 편안해서 행복한 거예요. 오늘 너무 기분 좋네요. 하늘에 오른 것 같습니다. 눈을 감으면 마치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아오른 것처럼 무중력 상태가 된 듯 했어요.”

2부를 마치고 다시 만났을 때, 그는 또다시 격동된 듯 보였다. 당태종 시기 중국문화의 르네상스 시기 중국 무용은 이처럼 고도의 수준이었다며 션윈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1부가 인크레더블 퍼포먼스였다면, 2부는 리빙 퍼포먼스였어요. ‘진감’에서 보여준 남자무용수의 눈빛이 정말 살아 있었어요. 그 눈빛과 표정 연기에 감탄했어요. 이 정도의 연기자를 키워내려면 10년의 세월이 필요합니다. 기립박수를 보내주고 싶어요. 무용수들을 포함해 의상과 음악 모든 것을 훔쳐가고 싶을 정도입니다.”

▲ 정소영 교수는 부산여고를 졸업, 이화여자대학교 무용학과를 졸업, 동 대학에서 석사, 한양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74년부터 지금까지 충남대학교 무용학과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이화여자대학교 체육대학 국내교류 교환교수와 대만 국립체육대학 대학원 체육학 연구소 객원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1997년 정소영 발레단을 창단, 같은 해 대전춤작가협회(회장 김전미 건양대 교수)가 선정한 제1회 '오늘의 무용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대학체육', '서양무용', '교양무용', 무용개론', '운동보건학', '발레', '무용의 이해', '무용 해부 기능학', 무용 미학' , ‘중국무용’ 등 무용에 관한 책 다수를 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