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주 패권 흔들려…中 도전에 맞서야 할 때” 미 우주군 경고

프랭크 팡
2024년 05월 10일 오전 10:25 업데이트: 2024년 05월 10일 오전 11:33

미 우주군 고위 관계자가 “중국이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미군을 타격할 능력을 갖춘 ‘거대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레고리 가뇽 우주정보작전 부국장은 지난 2일(현지 시각) 미국 싱크탱크 ‘미첼 항공우주연구소’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은 군사력, 특히 우주 전력을 빠르게 강화해 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이렇게 빠른 속도로 적국이 무장하는 것을 본 적 없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중국이 관련 정보를 철저히 은폐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확인된 바에 따르면, 2015년 말부터 최근까지 중국은 자체 우주 능력을 550% 수준으로 향상시켰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중국의 이런 움직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스티븐 와이팅 미 우주사령부 사령관도 “중국이 위협적인 속도로 우주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군이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적 목적으로 쓰일 수 있는 ‘이중용도 위성’을 우주에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위성들이 유사시 우주 작전을 수행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가뇽 부국장은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2년 동안 우주에 200개가 넘는 위성을 배치했다. 그중 절반 이상이 원격 감지 위성으로 밝혀졌다”며 “이는 인도 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를 감시할 수 있도록 제작된 위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중국은 우주 군사력을 빠르게 강화하기 위해 미국의 첨단 기술을 훔쳤다. 또한 서방으로부터 투자받은 돈을 군사 기술 개발에 쏟아부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확산형 아키텍처(Proliferated Architecture)’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점점 더 많은 원격 감지 위성을 배치하고 있다. 이 위성들로 일종의 거대 감시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우주 능력을 더욱 높이려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이 군사정보 수집 능력을 강화함에 따라 미국의 우주 패권이 흔들리고 있다”며 “이전까지 미국은 원거리 이동표적에 대한 타격 능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중국도 비슷한 수준의 능력을 갖추게 됐다. 미국의 독점은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미 우주군은 중국의 이런 도전에 맞서 위성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유사시 신속히 경보를 발령하고 동맹국 및 파트너와 협력해 이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가뇽 부국장은 “이 분야의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 향후 전문가들을 각 대륙에 배치해 우주 대응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