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기타 감염병으로 병원 마비…병상 못 구한 환자 속출

신 닝(Xin Ning)
2023년 09월 20일 오후 5:06 업데이트: 2023년 09월 21일 오전 11:44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데다 폐렴, 아데노바이러스 등의 감염병도 창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에서 감염병 환자가 속출함에 따라 중국의 의료 시스템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현재 중국 소셜 미디어에는 코로나19 재감염 또는 돌파감염 판정을 받은 누리꾼들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중국 국가질병통제예방국에 따르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EG.5’의 중국 내 감염 비율은 지난 4월 0.6%에 그쳤으나, 8월까지 71.6%로 폭증했다.

중국 랴오닝성 푸순시에 거주하는 리메이(가명)도 얼마 전 EG.5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녀는 에포크타임스에 “갑자기 숨이 가빠져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서 CT촬영을 했는데,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폐의 3분의 1 정도가 ‘하얗게’ 변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죽음의 공포가 느껴졌다. 그전까지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는데 백색폐증처럼 폐가 망가져 있었다”며 “그래도 운이 좋아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 “보름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4000위안(약 73만 원)을 썼고, 수입 약품을 구입하는 데 8000위안(약 146만 원)을 썼다”며 “이건 다른 환자들에 비해 적게 쓴 편이다. 일부 환자들은 큰돈을 쓰고도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리 씨는 “내가 입원했을 당시 병원은 이미 환자로 가득 차 있었다. 중환자실도 마찬가지였다”며 “병원에서 한 노인과 30대 남성이 코로나19로 인해 숨진 것도 목격했다”고 밝혔다.

소아폐렴

중국 광둥성 카이핑시의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최근 광둥성, 푸젠성 및 기타 남부지방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발생률이 전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호흡 분비물을 통해 전파되는 급성 폐질환으로, 주로 3~10세의 아동에서 발병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 기관지폐포세척술을 받아야 한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 병원에 입원한 네 살 아들의 엄마 류룽(가명)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다행히도 우리 아들은 증상이 심한 편이 아니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은 수술을 받는다고 하더라”며 “현재 병원에 환자가 너무 많아 병상이 부족하다. 입원하려면 며칠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국 허난성에 사는 여성 팡화(가명)는 “세 살 아들이 대엽성폐렴 진단을 받았다. 일반 병동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는데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입원한 병원에 다른 폐렴 환자도 많았다. 그들은 대부분 치료가 어려운 대엽성폐렴 환자들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아들이 기관지폐포세척술을 받을 때마다 수술 비용으로 2000위안(약 36만 원)을 지불했고, 아들의 면역력 회복을 위한 감마글로불린 등 수입 약품을 구하는 데도 거액을 써야 했다.

그녀는 “어쩔 수 없다. 아들이 건강을 회복할 수만 있다면 어떻게든 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쓰촨성 청두시에서 한 여성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아데노바이러스

주로 소아에게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 성인도 밀폐된 공간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감염 위험이 높다.

아데노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일반적으로 고열을 동반한 목감기 증상이 나타난다.

중국 광둥성의 광저우종합병원에 입원한 3세 아들의 엄마 황지에는 “며칠 전 아들의 체온이 40도까지 오르고 기침도 심해져 이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제 몸 상태도 좋지 않다. 열이 나고 기침이 잦아졌다”며 “최근에 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것 같다. 현재 병원이 환자로 가득 찼다”고 덧붙였다.

여성 원숭이두창 감염자

중국 국가질병통제예방국에 따르면 8월 원숭이두창 신규 감염자는 501명으로 집계됐다. 그중 5명은 여성이었다.

지역별로는 광둥성이 95명으로 가장 많았고 저장성 77명, 베이징과 쓰촨성 54명 등의 순이었다.

신규 감염자의 92.5%가 남성 간 성접촉을 했으며, 감염 여성 5명은 발병 21일 이내에 이성과 성접촉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성접촉 없이 감염자와의 밀접 접촉에 의해 감염된 사례는 단 1건이었다.

뎅기열

뎅기열은 모기를 통해 사람에게 전파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뎅기 바이러스를 지닌 모기는 주로 열대 및 아열대 지방에 분포한다.

뎅기열에 감염되면 두통, 고열, 몸살,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1~2주 내에 건강을 회복하지만, 일부 환자들의 경우 중증 뎅기열로 악화할 수 있다.

지난 5일 하이난성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최근 중국에서 뎅기열 감염 사례가 여러 건 보고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중국 윈난성 징훙시의 한 병원 의료진은 에포크타임스에 “매일 100~200명의 뎅기열 환자가 병원을 찾아 매우 혼잡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뎅기열이 중증으로 이어지면 코로나19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다. 실제로 사망자도 나왔다”고 경고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