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병원서 암 연구원들 ‘집단 희귀암 발병’ 속출” SNS 주장 확산

신 닝(Xin Ning)
2023년 11월 16일 오후 9:29 업데이트: 2023년 11월 16일 오후 9:29

중국의 한 병원에 있는 유방암센터 소속 연구원들이 비슷한 시기에 희귀암을 진단받았다는 주장이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 확산하고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병원 측은 성명을 내어 관련 의혹을 부인했지만, 실제로 희귀암에 걸린 연구원의 가족들은 “그녀(연구원)가 현재 위독한 상태”라고 폭로했다.

중국 광저우의 쑨이셴기념병원(중산대학 제2부속병원)은 지난 8일 유방암센터 실험실의 연구원들이 집단으로 암에 걸렸다는 주장에 대한 대응으로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병원은 보고서를 통해 “조사 결과 과거 유방암센터 실험실에서 연구에 참여했던 3명이 최근 암 진단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우리 병원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들이 유방암센터 실험실에서 근무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병원과 무관한 다른 요인으로 인해 암에 걸렸다는 게 병원 측의 입장인 것이다.

병원은 처음에는 “소셜 미디어에 퍼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그런데 뒤늦게 말을 바꿔 연구원 3명이 암에 걸렸음을 인정했다.

병원은 “암에 걸린 3명 중 2명은 우리 병원 유방외과 의사로 임상을 담당하고 있고, 다른 1명은 외부에서 온 연수생”이라며 “이들은 안정을 찾고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엄격한 검열 및 통제를 감안하면 온라인에 퍼진 주장이나 병원 측 대응의 진위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한 피해자의 여동생은 중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병원 측의 발표와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자신을 피해자의 여동생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언니는 병원 유방암센터 실험실에서 적극적으로 연구에 참여한 뒤 최근 암에 걸렸다”며 “현재 언니의 건강 상태가 심각해 언니를 살릴 방법을 필사적으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소셜 미디어에서는 “병원 측이 사건이 발생한 유방암센터 실험실을 폐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병원은 “화재 안전 점검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병원 측의 일관성 없는 대응이 의혹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병원은 시뮬레이션 실험을 통해 ‘암 발생 메커니즘’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쑨이셴기념병원(중산대학 제2부속병원) 전경 | 바이두 캡처

중국의 제약 연구원이었던 자오원하오(가명)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약물 임상 연구를 수행하는 실험실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현재는 화장품 연구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물 임상 연구는 실험실에서 가장 위험하고 힘든 일로 꼽힌다. 경험 부족, 부주의 등으로 인해 유해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또 “실험실에서는 동물에게 발암물질을 주입해 암에 걸리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암 발생 메커니즘을 모델링한다. 이후 동물에게 항암제를 투약한 뒤 관련 데이터를 수집한다”며 “이 실험에는 동물의 혈액 검사, 부검 등이 포함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자오는 독성 발암물질인 디메틸벤잔트라센(DMBA)을 예로 들며 “관련 실험을 최고 수준으로 안전하게 수행하지 않으면 이런 물질에 노출되고, 결국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연구 분야의 부패

중국 분석 전문가이자 시사평론가인 탕징위안은 에포크타임스에 “쑨이셴기념병원의 암 발병 사건은 매우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 측은 피해자가 3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중국 실험실의 안전 및 보안 조치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실험 장비의 문제라면, 중국의 다른 실험실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탕징위안은 “쑨이셴기념병원 사건은 유해물질 누출로 인한 것일 수도 있고, 안전 조치 미흡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며 “이와 관련한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중국공산당은 이런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진실을 은폐하는 데만 급급하다”며 “이렇게 부패한 시스템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