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당근 줘도 소용없어…채찍 써야” 美 싱크탱크 분석

김연진
2023년 11월 15일 오후 2:13 업데이트: 2023년 11월 15일 오후 2:31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15일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미국의 저명한 중국 전문가가 “중국을 대할 때는 ‘채찍’을 써야 한다”며 대(對)중국 강경론을 제기했다.

지난 13일 미국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선임연구원 토마스 듀스터버그(前 미 상무부 차관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중국에 당근을 줘서 효과를 본 적이 없다”며 “유화정책으로는 중국의 변화를 이끌어내기가 어렵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악의적으로 미국 및 동맹국들의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이에 당근을 주는 것이 아닌 채찍을 휘두르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듀스터버그 선임연구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는 최소한 4개의 채찍이 있다”며 “현재 중국은 경기침체 등 국가적인 위기를 겪고 있으므로, 이때를 노려 강경책을 쓴다면 그 효과가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말한 첫 번째 채찍은 러시아 및 이란산 원유의 불법 거래와 관련이 있는 중국 은행에 대한 ‘금융제재’다. 그는 “지금까지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보복을 우려해 중국 은행 제재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더 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채찍은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에 대한 사용금지 조치다. 듀스터버그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미국의 소셜 미디어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미국도 틱톡을 금지해야 한다”며 “틱톡은 미국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해 중국 당국에 넘긴다는 의혹을 받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향후 중국에 심각한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미국이 중국에 어떤 지원도 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방침을 밝히는 것이 세 번째 채찍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의 해외자본 유출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자본의 투자를 강하게 제한하는 것이 중국을 위협하는 네 번째 채찍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듀스터버그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국가안보를 수호하는 동시에 중국과 안정적이며 건전한 경제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중국은 그런 관계나 균형에 관심이 없다”며 “중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채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재 중국은 내부적인 문제와 갈등으로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이런 입장을 제대로 전달한다면, 중국의 외교정책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허드슨연구소의 중국전략연구센터 소장인 마이클 필스버리는 자신의 저서 ‘백 년의 마라톤’에서 “지금까지 미국은 중국에 속았다”며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패권을 쥐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중국에) 다시 속지 말아야 한다”며 대중국 강경론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