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장갑차 ‘백호’ 페루에서 달린다…30대 수주 쾌거

황효정
2024년 05월 2일 오후 1:49 업데이트: 2024년 05월 2일 오후 1:49

우리 군의 핵심 기동 전력인 한국산 장갑차가 해외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한다.

1일(현지 시간) 페루 육군은 기동성 향상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전력 향상을 위해 도입할 신규 차륜형 장갑차로 한국의 ‘K808 백호’를 낙점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우선 협상자로는 한국의 현대로템(공급자)·STX(계약자)가 선정됐다.

현대로템은 STX를 통해 페루 육군에 K808 백호 30대(1차)를 공급한다. 약 6000만 달러(한화 약 828억 원) 규모다. 이를 시작으로 최종 120대까지 공급 계약을 할 수 있게 된다.

K808은 뛰어난 방탄·방폭 성능은 물론 최대 시속 100㎞ 안팎(수중 최대 시속 8㎞)의 민첩성을 보유한 차륜형 장갑차다. 노면 접지압에 따라 공기압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공기압자동조절장치(CTIS)도 탑재됐으며, 수상 추진 장치를 적용해 하천 도하까지 가능하다.

그 밖에 기관총 장착, 피탄으로 인한 펑크에도 주행할 수 있는 8륜 런플랫 타이어 장착 등 여러 강점을 지니고 있어 페루 군 당국은 K808 백호 도입을 통해 지상 전투 수행 능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대로템·STX는 장갑차 외에도 추후 장기적으로 소형·대형 전술 차량, 구난 차량 등 다양한 기동화 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자격도 확보했다.

이날 현대로템은 “이번 사업은 현대로템 차륜형 장갑차의 첫 해외 수출이자 (한국 방산 수출 역사상) 국산 전투 장갑차량의 중남미 지역 최초 진출 사례”라고 밝혔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차륜형 장갑차의 사상 첫 수출 성과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K-방산의 경쟁력을 알리게 됐다”며 “앞으로도 첨단기술 연구개발과 영업활동에 적극 나서 방산 수출 역량 강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최종욱 주페루 대사는 “60여 년간 이어져 온 우방 관계의 결실로, 페루는 한국의 중남미 방산 협력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야오항에서의 대규모 해군 인프라 사업에도 많은 한국 기업이 참여해 양국 간 상호 이익을 증진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페루 해군 산하 국영 조선사(방산업체)인 시마 페루(SIMA PERU)는 HD현대중공업과 6000억 원 규모의 함정 4척 현지 공동생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는 중남미 방산 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다. 향후 추가 계약에 따라 수조 원대까지 커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