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전 그날을 기억하며…전국 4곳서 ‘4·25 평화청원’ 기자회견

이윤정
2023년 04월 25일 오후 1:01 업데이트: 2023년 04월 25일 오후 8:41

국내 파룬궁 수련자들이 서울 명동 입구에서 ‘4·25 평화 청원’ 24주년을 기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4월 2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중국 대사관 인근에서 노란색 점퍼와 흰색 바지를 입은 파룬궁 수련자 100여 명이 단체 연공(파룬궁 동작) 시범을 보인 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행사는 사단법인 한국파룬따파불학회가 ‘4·25 평화 청원’ 24주년 성명서를 중문과 국문으로 낭독하고 중국 대사관에 성명서를 전달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4월 25일 서울 중구 명동 입구에서 열린 4·25 평화청원 24주년 기념 기자회견 | 김국환 객원기자/에포크타임스

이날 부산‧광주‧제주에서도 각각 국내 파룬궁 수련자들이 주한 중국 총영사관 앞에 모여 같은 기자회견을 동시에 열었다.

전 세계 파룬궁 수련자들은 24년 전 이날 중국 베이징 권부(權府)의 상징인 중난하이 앞에서 열었던 집회를 기념해 매년 이 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부산 지역 파룬궁 수련자들이 부산 해운대구 우동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관련 성명서를 영사관 측에 전달했다. | 한국파룬따파불학회 제공
광주 지역 파룬궁 수련자들이 광주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관련 성명서를 영사관 측에 전달했다. | 한국파룬따파불학회 제공
제주 지역 파룬궁 수련자들이 제주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관련 성명서를 영사관 측에 전달했다. | 한국파룬따파불학회 제공

한국파룬따파불학회 오세열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4·25 평화대청원은 진선인(眞·善·忍) 으로 단련된 수련생들의 높은 도덕성이 체현된 결과였고, 파룬궁이란 이름을 세계무대에 알리게 한 중요한 사건이었다”면서 “중국의 파룬궁 수련생들이 기본권을 되찾고자 중국 공산당의 심장부에 모여 평화적으로 진행했던 4·25 대청원의 정신은 성숙한 시위문화의 새로운 지표로서 미래 세계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 나온 경찰들은 “100명 넘게 모인 행사인데도 질서 정연하고 평화롭게 진행된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보통 이 정도 인원이 모이면 경찰이 30명은 출동해야 한다”며 “파룬궁 행사는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파룬궁으로 잘 알려진 파룬따파(法輪大法)는 1992년 5월 13일 중국 지린성 창춘시에서 리훙쯔 선생에 의해서 전파된 심신 수련법이다. 파룬궁은 몸과 마음을 함께 수련하는 성명쌍수(性命雙修) 공법이라는 점에서 다른 수련법과 구별된다. 진실(眞)·선량(善)·인내(忍)를 핵심 가치로 마음을 닦고 간단한 동작을 통해 신체를 건강하게 하는 수련법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으로부터 24년 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999년 4월 11일, 중국 공산당 어용학자인 허쭤슈(何祚休)는 중국톈진교육대학(天津敎育學院)의 ‘청소년과학기술박람’ 잡지에 파룬궁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실었다. 파룬궁 수련자들이 사실 왜곡을 시정해달라고 항의하자 잡지사는 정정보도를 약속했지만, 곧바로 3백여 명의 공안이 들이닥쳐 파룬궁 수련자 45명을 구타하고 체포 구금했다.

그러자 4월 25일,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에 1만여 명의 시민이 모여 국가 신방국(信訪局)에 찾아가 평화적으로 청원했다.

1999년 4월 25일 베이징 푸유 거리에 1만 명이 넘는 파룬궁 수련자들이 모여 평화적으로 공정한 대우를 호소했다. | 밍후이왕

이들은 경찰의 지시에 따라 중난하이 주변 인도에 나란히 서서 중국 고위층 인사가 대화에 응해주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당시 참가자, 목격자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현수막이나 피켓, 구호도 없이 12시간 이상을 조용히 서 있었다.

당시 주룽지(朱鎔基) 중국 국무원 총리 주선으로 톈진에서 체포된 파룬궁 수련자들을 석방해 주겠다는 약속과 파룬궁 수련서인 ‘전법륜’ 출판 허가를 보장받은 뒤 평화롭게 자진 해산했다.

1만여 명이 모였던 자리에는 휴지 조각 하나 없이 깨끗했고, 당시 외신들은 일제히 “10년 만에 중국에 봄이 찾아왔다”고 보도했다. 1989년 톈안먼에서 학생과 시민들이 탱크에 짓밟힌 이후 10년간 중국에서 볼 수 없었던 평화로운 광경을 두고 “파룬궁 수련자들이 비폭력과 평화정신에 입각해 청원하는 성숙한 시민의 모습을 보여 줬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이날 현장을 뒤에서 지켜본 장쩌민(江澤民) 당시 중국공산당 총서기는 이 사건을 탄압의 구실로 삼아 같은 해 7월 20일부터 파룬궁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을 강행했다. 강제 장기적출까지 자행하는 박해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한국파룬따파불학회는 서울 중구 명동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관련 성명서를 중국 대사관 측에 전달했다. | 김국환 객원기자/에포크타임스

오세열 사무총장은 “하루빨리 중국 공산당(중공)이 해체됨으로써 중공에 의한 파룬궁 박해가 종식되고, 중공 치하에서 신음하고 있는 10억 중국인들이 진정한 자유를 영원히 되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한국파룬따파불학회는 관련 성명서를 중국 대사관 측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