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또 기록적 폭염, 신호등 차양 녹고 가로수 자연 발화

강우찬
2023년 07월 19일 오후 1:27 업데이트: 2023년 07월 19일 오후 1:27

‘역대급’ 더위 작년 이어 올해도 가로수 불 붙어
기상청은 “최고기온 39~43도”…의심 여론까지

지역에 따라 최고기온 52.5도를 기록하는 등 폭염이 이어지는 중국에서 가로수가 자연 발화하는 현상이 포착됐다.

역대급 더위였다는 작년에 가로수에서 저절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일이 발생했는데 올해에도 또 일어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무시무시한 폭염을 보여주는 괴현상이 전역에서 공유되고 있다. 도로의 신호등 차양은 내리쬐는 햇볕에 흐물거리며 녹아내렸고, 도로는 더위에 팽창해 갈라졌다.

17일 중국 기상청 전날 서부 신장 지역 산바오의 한 기상 관측소에서 19시 최고기온이 섭씨 52.5도로 관측됐다며 “역대 더위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앞선 최고 기록은 2017년 7월 섭씨 50.6도였다.

다만, 이날 중국 기상청이 발표한 주요 도시별 최고기온은 39~43도 정도지만, 실제 시민들이 체감하는 온도는 그 이상이어서 뉴스가 맞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당국은 중국이 전반적으로 기상이변에 시달리는 것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13일 촬영 지역이 확인되지 않은 한 영상에는 건설현장 바닥에 놓인 철근 다발이 있었다. 촬영자는 “맨손으로 만지면 화상 입는다”며 분무기로 철근에 물을 뿌리자 ‘칙’ 하는 소리와 함께 즉각 하얀 수증기가 일어났다.

앞서 11일 산시성 시안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가로수에서 아랫부분에서 뿌연 연기가 피어올랐다. 연일 계속된 폭염에 나무 기둥 속 빈 곳에 열기가 모였고 스스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됐다.

영상에 따르면 놀란 시민들의 신고를 받은 소방 당국이 출동해 가로수에 물을 뿌리며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 베이징을 둘러싼 북부 허베이성에서는 같은 날 도로의 아스팔트가 열에 팽창해 갈라지는 모습이 거리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포착됐다. 허베이성의 인구 1천만 대도시 스자좡에서도 지난달 6일 폭염으로 도로가 갈라졌다.

중국 허베이성의 한 도로가 열을 받아 팽창하면서 갈라졌다. | 웨이보 화면 캡처
중국 북부 허베이 스자좡시의 한 도로가 무더위에 팽창하면서 갈라지는 장면에 감시 카메라에 담겼다. | 웨이보 화면 캡처

중국에서는 작년에도 기록적인 폭염으로 저장성 항저우의 시내 한 가로수에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현상이 발생했었다.

한편, 중국 북부와 중부는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남부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중국 기상청은 18일 광시, 구이저우, 윈난 등 남부지역에 폭우에 따른 홍수와 산사태 주의보를 발령했다. 19일에도 남부와 서부에 호우주의보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