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윈난서 대학원생 교내 ‘원인불명’ 사망, 학교 측은 함구령

강우찬
2023년 06월 30일 오후 11:13 업데이트: 2023년 06월 30일 오후 11:13

유족, SNS에 사연·영상 올리고 억울함 호소
학교 측 사망이유 설명도 없이 학생들 입단속

중국에서 한 대학원생의 죽음을 두고 당국과 학교 측이 입단속을 벌여 의혹이 일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관련 게시물과 영상이 삭제되고 있다.

지난 28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대학원 1년생인 내 동생이 25일 숨졌다. 왜 죽었는지는 모른다. 동생은 차가운 영안실에 있는데, 학교 측은 아무런 설명도 해주지 않고 있다”는 글과 영상이 올라왔다.

1분 29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중국 남부 윈난성의 시난(西南)임업대학 출입문 앞에서 아들의 죽음에 항의하는 여성의 모습이 담겼다.

이 여성은 경비원들에게 양팔을 붙잡힌 채 아스팔트 바닥에 질질 끌리며 학교 밖으로 옮겨졌고, 주변에는 10여 명의 경비원이 서성이며 상황을 정리했다.

여성은 끌려 나오던 도중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 쳤고, 그 바람에 경비원들에게 붙잡혔던 양팔이 풀리며 바닥에 쓰러지자 그대로 도로 한복판에 드러누워 뒹굴며 “내 아들아(我的兒啊), 내 아들에게 정의를 돌려줘”라며 울부짖었다.

약 10미터 정도 떨어진 도로변에는 한 남성이 무릎을 꿇고 이 장면을 지켜봤다. 남성의 손에는 액자가 들렸다. 숨진 대학원생의 영정 사진으로 추측된다.

그사이 가방을 멘 청년 2명이 탑승한 스쿠터가 경비원들의 안내에 따라 학교 안으로 향했고, 뒤이어 빨간색 SUV 차량도 경비원들의 통제에 따라 검문소를 지나 내부로 들어갔다.

유족들은 사인은 물론 자살인지 타살인지조차 알 수 없어 더욱 답답한 상황이지만 학교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영상을 올린 이는 “온 가족이 학교에 찾아가 설명을 요구했지만, 강제로 저지당했고 학교 측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있다. 우리 가족은 동생을 잃은 비통함과 학교 측의 이러한 처사를 도저히 그냥 참고 넘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엄마와 아빠가 오늘(2023년 6월28일) 학교를 찾아가 해명을 요구했으나, 입구에서 저지당했고 강제로 끌려 나왔다”고 전했다.

현재 웨이보와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 올라온 영상과 글은 모두 삭제됐다.

다만,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트위터를 통해 “(시난임업대학) 학생들에 따르면, 오늘 등교할 때 반과 학번을 확인했다”며 “교수들도 강의 전 학생들에게 이번 사건에 대해 입 다물라며 위반 시 학점이 깎인다고 했다”고 전했다.

트위터는 중국에서 접속이 차단됐으나 일부 중국 네티즌은 우회 프로그램을 이용해 트위터에 접속한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은 “학교가 책임을 회피해선 안 된다”, “왜 학교 측에서 아무도 나오질 않느냐”,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고교생 실종 사건과 연관 지어 중국에 만연한 장기약탈 범죄의 피해자가 됐을 가능성도 언급됐다.

한 네티즌은 “이런 사건은 모두에게 알려야 한다. 침묵하면 어둠에 묻혀 잊힐 뿐이다”라며 “모두가 침묵하고 있으면 다음 피해자는 자신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