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 상반기 노동자 단체행동 741건…공안 개입 2배 이상 증가”

정향매
2023년 07월 26일 오후 4:55 업데이트: 2023년 07월 26일 오후 8:07

7월 21일, 홍콩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중국노동통신(China Labour Bulletin)’이 ‘2023년 상반기 중국 내 노동자 단체행동 보고서’를 발표했다(보고서).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1월~6월까지 중국에서 노동자 단체행동이 최소 741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1년간 발생한 노동자 단체행동 건수(830건)의 90%에 달하는 수치다. 업종별로는 건설업과 제조업 분야가 가장 많았다. 중국 전역에서 매월 발생한 제조업 노동자의 파업 시위와 건설업 노동자의 임금체불 항의 건수는 각각 30, 50건 이상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부터 이어진 수출 감소로 인해 중국 연해 지역에서 ‘이전’ 혹은 ‘폐쇄’하는 제조업체가 늘어났고, 이는 일련의 노동 분쟁을 촉발했다. 올해 상반기 전자 산업 분야에서 일어난 항의 건수는  66건으로 가장 많았고, 의류업(38), 금속 제품 제조업(18), 석유 화학(14), 자동차(12), 기계 제조업(9)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 건설 부문에서는 노동자들이 체불임금을 요구하는 집단 시위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신(新) 1선 도시로 알려진 쓰촨성 청두시, 산시성 시안시, 후난성 창사시 등이 큰 타격을 입었다. 

부동산 업체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재고 축적으로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었다. 주택, 쇼핑몰, 기초 인프라 건설 현장 노동자들이 체불임금 해결을 요구하는 항의 시위가 잇따랐다. 특히 주택 건설 현장에서 일어난 시위는 총 111건으로, 전체 건설 노동자 단체행동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업체가 건설 중인 공사를 중단시킨 후 자금난을 이유로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자, 노동자들이 들고일어난 사례도 있다.  

지역별로는 광둥성(83건)이 가장 많았고 산시성(39건), 허난성(22건), 저장성(19건), 산둥성(18건), 쓰촨성(16건)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 내 노동자 파업, 시위 동향을 제시한 ‘중국 내 노동자 집단행동 지도’. 그림은 2023년 1~7월 중국 내 지역별 노동자 단체행동 발생 건수를 보여주고 있다. | 중국노동통신 웹사이트 캡처.

전통 서비스업에서는 소비 감소로 인한 노동자 해고와 임금체불이, 물류 부문에서는 노동착취가 노동자 단체행동을 촉발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  

보고서는 “일부 지역에서는 노동조합(노조)이 노동자 단체행동에 개입했지만, 노조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노조가 노동자의 이익과 상충되는 행동을 벌이는 사례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노동자 시위를 통제하기 위해 공안이 나서는 사례가 급증했다. 중국노동통신이 제공한 ‘중국 노동자 단체행동 지도’를 보면 올해 1~6월까지 노동자와 공안 간 충돌 사건은 82건으로, 지난해 49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 가운데 노동자들이 임금과 보상을 요구하기 위해 항의하다가 공안에 체포된 사례도 7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