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중국의 대만 봉쇄 작전, 실패할 가능성 높다” 진단

에바 푸
2023년 09월 22일 오후 4:14 업데이트: 2023년 09월 22일 오후 8:35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중국의 대만 봉쇄 가능성에 대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 하원 군사위원회의 ‘대만과 국방 협력’ 청문회에 출석한 일라이 래트너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는 “(중국의 대만) 봉쇄가 성공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날 래트너 차관보는 봉쇄가 국제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줘 국제사회의 강력 대응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만은 봉쇄에 대비해 원자재와 에너지 등 물자를 비축하고 있고, 국제사회도 대만을 도울 것이라며 중국의 봉쇄 시도는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을 밝혔다.

래트너 차관보는 “봉쇄는 중국에 큰 위험 부담이자 엄청난 오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 합참 전략기획정책국 부국장인 조지프 맥기 육군 소장 또한 “(여러 장애물을 고려할 때) 중국군의 대만 침공에는 결코 쉬운 게 하나도 없다”며 래트너 차관보의 의견에 동의했다.

맥기 소장은 “(대만 봉쇄가) 선택 사항이긴 하지만 군사적 옵션은 아닐 것이라며봉쇄에 대해 떠들기는 쉽지만 실제로 봉쇄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앞서 지난 2월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27년까지 대만을 침공할 준비를 할 것을 자국군에 지시했다는 정보를 언급한 바 있다. 번스 국장은 2027년이 실제 군사 공격의 시기는 아닐 수 있다면서도 “대만을 통제하려는 시 주석의 야망을 매우 심각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중국공산당은 이달 17일에도 군용기 103대를 대만해협 공역에 보내 대규모 무력시위를 벌였다. 대만 국방부는 이러한 중국의 도발에 대해 “안전을 파괴할 수 있는 일방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와 대해 이튿날인 18일 정례브리핑에서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해협에 중간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5년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규정된 경계선이다. 문제는 당시 중간선이 비공식적으로 선언됐다는 데 있다. 이후 현재까지 중국은 대만해협 중간선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다.

이와 관련, 대만 국방부는 이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대만을 겨냥한 중국군의 군사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 정권은 대만해협을 따라 전투기와 드론을 상시 배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찰 목적으로 기상풍선과 민간항공기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대만을 정면으로 공격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맥기 소장은 상륙 작전에 따른 지리적 어려움과 대만의 저항 등을 언급했다.

맥기 소장은 “중국군이 대만해협을 건너는 데에는 최소 145km에서 190km 이상을 이동해야 한다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면서 “상륙작전과 공중공격작전을 함께 수행하는 것은 엄청나게 복잡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또한 중국군이 (대만의) 산악지형 특성상 착륙할 해변을 찾기는 거의 불가능한 데다가 기꺼이 (중국과) 싸울 것으로 예상되는 대만 주민들과도 마주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드리 탕 대만 디지털부 장관|Richard Moore/에포크타임스
샤오메이친 주미 대만 대표|Richard Moore/에포크타임스

베이징의 최대 압박 캠페인

중국 공산당 정권이 대만을 압박하는 방식에는 비단 군사적 침공만 있는 건 아니다.

이달 열린 제78차 유엔 총회를 계기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중국은 매일 수백만 차례의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회색지대전술(특정 지역을 분쟁지대로 만들기 위한 전술)로 대만과 그 주변국(우방국)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연설했다.

일례로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이후 중국은 대만 정부기관 웹사이트에 보복성 해킹 공격을 감행했다. 또 대만 기차역이나 편의점 등 공공장소 전자간판도 해킹해 간판에 펠로시 당시 의장을 비방하는 메시지를 띄워 올렸다.

중국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 오드리 탕 대만 디지털부 장관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보 조작의 요소들, 악의적인 공작을 벌일 수 있는 ‘상당한 여지’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샤오메이친 주미 대만 대표는 대만이 국방 역량에 투자하는 한편 미국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다른 글로벌 파트너국들과도 협력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아울러 대만의 유엔 가입이 번번이 거부당하는 데 대해 “이러한 배제는 대만을 고립시키려는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시도의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GDP 기준 세계 21위 국가인 대만은 1인당 GDP가 한국보다 높지만, 유엔은 대만의 가입을 거부해오고 있다. 중국이 유엔에 가입한 해인 1971년 유엔총회 결의 2758호에 근거해서다. 유엔총회 결의 2758호는 중국을 유일한 합법적 중국 대표로 인정하는 결의다.

샤오 대표는 에포크타임스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대만국민들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는 또한 국제사회의 이익과도 일치한다”며 “이 주제가 앞으로 대만 외교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유엔총회가 개막한 지난 19일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성명을 통해 대만의 의미 있는 국제기구 참여를 옹호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