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새 회장 “백지화 입장 그대로”…인수위는 ‘범의료계 협의체’ 발표

황효정
2024년 04월 30일 오후 5:07 업데이트: 2024년 04월 30일 오후 5:26

내일인 5월 1일부로 공식 취임하는 제42대 대한의사협회(의협) 임현택 회장 당선인이 “의대 증원이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을 모두 백지화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30일 임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첫 영수회담을 두고 “영수회담 결과는 십상시들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발언하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십상시’는 국정을 어지럽게 해 나라를 망하게 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비유적 표현이다.

이날 임 당선인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의료 문제를 이해하는 데 주변의 잘못된 목소리에 경도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잘못된 목소리’를 낸 인물로는 안상훈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당선인과 김윤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당선인을 지목했다. 임 당선인은 이들을 향해 “국민들을 선동하더니 이제 국회까지 진출했다”고 비난했다.

전날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회담을 통해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 개혁은 반드시 해야 할 주요 과제”라고 합의하며 이 대표가 수장으로 있는 제1야당 민주당이 적극 협력하겠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에 대해 임 당선인은 “이 대표는 공공의료, 지방의료 살려야 한다고 얘기해 놓고도 본인이 습격당하니까 아시아 최고 외상센터를 갖춘 부산대병원을 놔두고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겨갔다”며 “이런 분이 영수회담에서 대통령과 합의한 의료 정책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같은 날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임 당선인의 42대 집행부 출범과 동시에 의학회, 의대 교수, 전공의 및 의대생을 포함하는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부와의 일대일 대화를 진행할 수 있도록 대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연준흠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장은 “의료계는 현재의 시급한 상황에 대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제42대 집행부 출범 직후 범의료계 협의체를 가동해 사태 변화에 면밀히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태도도 변화가 필요한 시기로, 더 이상의 피해를 양산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정부의 진정성 있는 대화 태도를 모든 국민이 원하고 있음을 반드시 깨우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