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남성, 중·러에 美 군사기술 ‘밀수출’ 혐의 기소

앤드류 쏜브룩(Andrew Thornebrooke)
2023년 12월 7일 오후 7:11 업데이트: 2023년 12월 7일 오후 7:39

벨기에 국적자가 미국 군사 기술을 중국과 러시아에 불법으로 넘기려 한 혐의로 기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6일(현지 시간) 미국 법무부는 벨기에 크노케-하이스트에 기반을 둔 사업가 한스 데 게테레(61)에게 ‘전 세계 몇몇 회사를 통해 중국·러시아로 밀수출하는 범죄에 관여한 혐의’로 발부한 기소장을 공개했다.

이날 매튜 올슨 미 법무부 차관은 성명에서 “한스 데 게테레는 미국의 첨단 기술을 중국과 러시아에 불법 수출하기 위해 여러 밀수출 계획에 관여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과 관련, 미 검찰은 “미사일, 무인 항공기, 전자 수신기, 군용 레이더에 사용되는 전자 부품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데 게테레는 앞서 파키스탄 국적자가 미국에서 유사한 품목을 불법으로 반출하려다 적발된 사건에 처음 연루됐다. 이 파키스탄 국적자는 미국 수사당국에 협조하기로 동의, 밀수품 브로커로 위장해 데 게테레 체포 작전에 함께했다.

해당 작전은 미국 법무부·상무부·FBI 등이 참여하고 있는 미국 내 범정부 기술보호 협력체인 ‘혁신기술 타격대’가 적대국이 핵심 기술을 획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활동하는 과정에서 수행됐다.

벨기에 당국은 미국 사법당국의 첩보를 받고 벨기에 현지에 위치한 주택들과 사무실에서 수색 영장을 집행한 끝에 데 게테레를 비롯한 관계자 여러 명을 체포했다.

오리건·텍사스의 기소

데 게테레는 미국 오리건주와 텍사스주에서도 별도의 사건으로 기소된 상태다. 이와 관련 미국 재무부는 “데 게테레는 러시아의 최종 사용자들을 위한 군사적 용도의 전자제품 조달에 관여한 다국적 네트워크를 이끌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다국적 네트워크에는 벨기에, 네덜란드, 스웨덴, 홍콩, 키프로스, 러시아 등지의 조직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데 게테레의 활동은 지난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약 8년간 이어졌다. 이 기간에 데 게테레는 군용 항공기 및 미사일 항법장치 시스템에 사용되는 전자회로, 감시장비, 가속도계 등 민감한 기술을 수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여러 가지 계획을 세웠다.

이에 미국 상무부는 데 게테레와 그가 운영하는 사업체 두 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등 제재를 가한 상태라고 발표했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