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감시 ‘금메달’ 중국…교실 천장 가득 채운 감시카메라

강우찬
2023년 09월 29일 오후 1:11 업데이트: 2023년 09월 29일 오후 5:43

중국이 ‘감시대국’이라는 것은 이제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어디까지 갈까’ 하는 호기심 반 우려 반 게시물이 소셜미디어에 오른다.

남부 후난성의 한 학교 천장으로 알려진 한 사진에는 감시 카메라로 가득한 모습이 담겨 놀라움을 자아냈다. 중국에는 지난 2020년 말 기준 감시카메라가 6억 대 이상 설치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 사진을 본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감시카메라가 중국 어디에나 있는 것은 알지만 이건 지나치다” “이게 학교? 감옥 아냐”라는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프라이버시 침해 아닌가”,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것 같다” 등 해당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처한 상황을 걱정하는 댓글도 달렸다.

중국 광둥성의 한 중학교에서는 ‘졸음 감시 시스템’으로 교실 내 학생들의 수업 태도를 확인했다. 이 시스템은 감시 카메라 영상에 비친 학생들의 고개 각도를 수치화해 졸고 있는지를 판독한다.

교실에서 잠깐 조는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강압적 환경에 무뎌지는 효과도 발생한다.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 서부 대도시 충칭의 한 대학 교실 칠판 주변에는 학생들 방향으로 향한 감시 카메라 8대가 설치됐다. 학습 태도를 감시하겠다는 의도다.

중국 광둥성의 한 중학교에서 운영 중인 졸음 감시 시스템. | 트위터 @whyyoutouzhele 캡처
충칭의 한 대학 교실 칠판 주변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됐다. | NTD 화면 캡처

환경미화원에 근태 감시용 ‘전자 팔찌’

스마트 기기 보편화와 함께 다른 형태의 감시 시스템도 확대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노예사회의 채찍보다는 약간 문명적’이라는 글과 함께 환경미화원에게 지급된 ‘스마트 워치’도 소개됐다.

이 스마트 워치는 동부 장쑤성 난징시의 한 지역 환경미화원에게 근무 중 착용이 의무화된 것이다. 실제 기능은 한국에서 성범죄자 추적에 쓰이는 ‘전자 팔찌’에 가깝다.

근무시간 중 20분 이상 같은 장소에 머무르면 해당 스마트워치에서는 “힘내서 일하라”(加油干活·짜요, 깐훠)”라는 음성이 자동적으로 반복 재생된다.

업무 태만을 방지하는 일부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업무에 걸맞은 보수를 주고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갖도록 하면 스스로 책임을 지고 일한다는 전통적 직업윤리가 실종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마트 워치라는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긴 했지만, 인간에 대한 신뢰가 결여된 시스템이 ‘노예사회의 채찍’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 평론가 리닝은 “중국 전역을 가득 채운 감시 카메라는 현재의 중국은 역사를 역행한 노예 사회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