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험한 소행성’ 흙·돌멩이 담은 우주 탐사선이 귀환했다

T.J. 머스카로 (T.J. Muscaro)
2023년 09월 26일 오후 8:28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2:12

지구 밖 소행성 ‘베누(Bennu)’의 흙과 자갈을 채취한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의 캡슐이 지구에 귀환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에 따르면, 미 동부 기준으로 지난 24일 오전 10시 53분께 미국 유타주 사막에 오시리스-렉스의 소행성 샘플 캡슐이 낙하했다. 지켜보던 관계자들은 낙하산이 전개되는 순간 환호하며 서로 축하했다.

캡슐 낙하 후 기자회견에서 단테 로레타 오시리스-렉스 프로젝트 수석 연구원은 “오늘로 거의 20년에 걸친 모험이 끝을 맺었다”고 밝혔다.

단테 로레타 오시리스-렉스 프로젝트 수석 연구원이 샘플 캡슐 귀환의 성공 소식을 전하고 있다.|George Frey/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이번에 낙하한 캡슐이 샘플을 채취한 소행성 베누는 지난 2004년부터 과학자들이 20여 년 동안 추적해 온 소행성이다. 베누에 대해 훗날 지구 궤도에 진입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확인된 바 있다. 이 때문에 ‘태양계에서 가장 위험한 소행성’으로 불린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프로젝트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캡슐 낙하는 거의 모든 상황이 계획대로 원만하게 진행됐다.

로레타 수석 연구원은 “이번 임무는 예정된 일정과 예산 내에서도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샘플 자료를 가지고 귀환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나사가 가장 주의하는 부분은 캡슐이 지구 환경에 오염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나사 연구진은 이날 땅에 떨어진 캡슐을 우선 인근의 임시 청정시설로 운반했다. 시설 안에는 지속적으로 질소 가스가 주입되는데, 질소는 다른 화학물질과 결합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지구 환경과의 접촉을 차단하는 보호막 구실을 한다.

‘오시리스-렉스’ 샘플 캡슐을 운송할 준비를 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등 관계자들|Keegan Barber/NASA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캡슐은 이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나사 존슨우주센터로 옮겨져 소형 표본으로 소분된 뒤, 다시 전 세계 233명의 과학자들에게 발송된다. 과학자들은 이를 토대로 소행성 베누에 대해 본격 분석에 착수할 예정이다.

다만 나사는 채취한 토양의 75% 이상은 향후 미래 세대의 추가 연구를 위해 우주센터에 남겨놓고 보존한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 샘플은) 앞으로 과학적 분석을 위한 보물이 될 것”이라며 “우리 아이들과 손자, 그리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에게 정말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캡슐을 지구에 떨군 탐사선 오시리스-렉스는 곧바로 또 다른 잠재적 지구 위협 소행성인 ‘아포피스(Apophis)’ 탐사 활동을 위한 비행을 시작했다. 아포피스에 도착하는 시기는 오는 2029년 4월로 예상된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