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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윈국제예술단] 이종상 화백 “최신 테크놀로지와 동양 미학, 신운의 조화”

2011년 01월 31일

이종상 화백과 아내 성순득 여사 ⓒ 이유정 기자

 

대한민국 대표예술가인 일랑(一浪) 이종상 화가, 미학과 철학을 토대로 실기를 두루 겸비한 그는 독도와 고구려 벽화를 소재로 한 작품 활동을 하면서 민족적 가치와 자부심을 일깨워주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한 시대의 문화의 척도를 반영하는 지폐(오천원 권, 오만원 권)를 두 번이나 도안한 것으로도 유명한 그를 아람누리공연장에서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동양화가인 아내 성순득 여사와 함께 션윈을 관람한 이종상교수를 1부 공연이 끝난 뒤 만나 보았다. 아람누리 극장을 건설할 때 벽돌 한장 한장 쌓는 것부터 무대막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미술부분에 참여해 왔다는 이종상 교수의 얼굴은 충분히 만족한 듯 했다.

 

-션윈 공연 1부까지 보셨는데 어떻게 보셨는지.

“지난 번 리틀엔젤레스(현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할 때 처음 본 적이 있고 두 번째 보는 건데, 예전 보다 상당히 더 중국 전통에 가까우면서도 세계화된 개연적인 시각이 많이 공감하게 된다.”

 

-공연 전반부분만 보셨는데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거의 다 인상적인데, 요즘 테크놀로지, 최신 영상미학을 가장 고전적인 동양의, 션윈의 컨셉에 맞게 잘 조화를 시켰다. 거의 다 그런데 장면, 장면 다 잘 조화시켰다. 미술을 했기 때문에 무대장치에서부터 어색한 부분 같은 게 눈에 너무 잘 들어온다. 그런데 무대 장치나 의상 등, 어느 것 하나 어색한 데가 보이지 않아 뭘 이야기 하고 갈까, 찬사만 하고 가야 되나 할 정도다.”

 

 

-션윈이 현대인에게 중화전통문화의 가치를 이끌어 내는 역할에 대해.

“우리 발음으로 신운이다. 나는 동양화를 하기 때문에 그 신운에 대한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기운생동(氣韻生動·기와 운이 살아서 움직이듯 생생하게 표현해냄)하고 전신사조(傳神寫照·형상만이 아니라 神[혹은 精神]까지 담아내 그대로 그려냄)하고, 천상묘득(遷想妙得·생각을 옮겨서 묘함을 얻음)하다는 뜻인데, 동양화를 하는 사람에게는 좌우명 같은 이야기다. 그러니 더 공감이 간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지난 번 보다 상당히 더 그런 쪽에서 접근해 가다듬어져서 자꾸 발전해서 좋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사실 신운에서 신과 운은 이와 기의 관계다. 물질문명이 아닌 문화로서 중국의 오천년 문화를 이어가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지금도 우리가 동양문명은 알지만, 동양문화에 대해서는 서양에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게 늘 섭섭했다.”

 

 

-동서양 악기를 결합한 오케스트라 음악에 대해

 

“퓨전 예술이라고 해서 비빔밥처럼 막 섞어 놓는 것들을 이야기하는데, 그런 퓨전이 아니고 우리 동양의 정통적인 것에서 서구의 많은 문물을 받아들이는 쪽, 그러니까 주객이 분명한 그런 퓨전적인 것이 글로벌시대에 맞는 공연예술이다. 그런 점에서 션윈오케스트라 음악을 아주 높이 사고 싶다.”

 

-전공하셨기에 색상에 대해 민감하실 텐데

 

“(션윈에 나오는) 색상은 원색이 아니라 간색(間色·중간색)을 사용했기 때문에 아주 세련되고 아름답다. 왜냐하면 오간색에도 오간 간색이 있고, 오간색은 동서남북중앙이 오간색이다. 그러니 무채색과 유채색, 감산혼합과 가산혼합이 다 같이 있는데, 이건 지금 현재 우리가 배운 최신의 먼셀의 프리즘에 의한 색상화 보다 더 과학적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고구려벽화에도 오간색의 오간을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또 션윈에 나오는 색들이 아름답고 조화로운 것은 인근색 조화를 사용해서 그렇다. 적색계이면 적색계에서 인근색과 조화롭게 조화시키면서 멀리 간 것이다. 다른 색과 혹은 정 반대색과 대비시킨 게 아니라 인접색을 조화시킨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바로 오간색이나 우리 동양의 근본적인 신운의 정신이다. 무대 막까지 그렇게 많은 철학이 들어있는 것을 보면서 나도 설명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션윈의 모든 프로그램은 매년 새롭게 창작된다.

 

“그렇다. 거기서 외부 문화를 좀 받아들였다 하더라도 동양철학과 사상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문명이라는 것은 초유기체적 접변성이다. 그런데 뉴욕에서 창단된 션윈예술단이 그곳의 많은 젊은이들, 세계각지에서 유학하러 왔거나, 한국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세계각지에서 왔지만 세계각지의 문화를 잘 접목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것을 체험한 사람들이 본바탕인 중국문화와 주인이 되면서 세계각지의 문화와 동화를 한것이다. 접목을 해서 접변을 했는데 그것이 문화발전의 핵심이다. 주인이 없이 그냥 섞어 놓은 것, 어느 것이 주인인지 모르는 것, 무엇이 무엇을 받아들였는지 모르는 그런 것은 문화가 아니다. 그런데 션윈은 그런 면에서 분명하다.”

 

 

-션윈이 현대 문화예술가들에게 순수문화예술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다시 일깨우는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렇다. 동양의 예술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갈 길을 가르쳐 준다고 본다. 한국은 한국대로, 일본은 일본대로, 중국은 중국대로 동일문화권이지만 각기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크게 보면 동일문화권이다. 그런데 션윈은 동일문화권 안에서도 중화의 값진 문화를 접변해서 표현하고 있는데, 여기서 우리도 우리 문화를 접변해서 훌륭한 문화로 확대해 나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도 그것을 포퓰리즘으로 보지 말고 시각을 넓혀서 봐야 한다.”

 

 

-션윈이 현대물질문명에 미실된 인간성 회복을 모토로 한다는데

 

“물질문명은 지금 21세기를 치닫고 있고 앞으로도 발전할 것이다. 지금 자동차 문명은 발달했지만 자동차 문화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세계 물질문명의 정신에도 반드시 운이 따라야 한다. 신이 있으면 반드시 운이 따라 가야 하는 것이다. 바람은 분명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바람이 일으킨 그 발자국은 볼 수 있다. 그래서 화가들이 바람을 그린다. 풍난, 풍죽 다 그린다. 그래서 신운이라고 했을 때 신은 바람과 같은 존재로 존재하는 것이고, 운은 보이지 않으나 뒤에 따라가서 발자국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것을 사람들은 구분을 잘 안하는데. 신은 바람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신이 한 일은 분명히 발자국인 운으로 보인다. 신이 있으면 반드시 운이 뒤따르는 것이다. 그래서 절대 운신이라고 하지 않고 신운이라고 하는 것이다.”

-션윈예술단에 하고 싶은 말씀은

 

“중국도 앞으로 좀 더 민주화되고 개방되면 우리와 같이 문화교류도 좀 더 자유롭게 하고, 동북공정처럼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서로 하지 말아야 한다. 동양문화가 세계를 지배할 때가 왔으니까 우리 동양이 함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는 세계의 역사를, 산업혁명 이후 주춤했던 동양문화를 다시 기지개를 켜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종상화백

충남 예산출생(1938년), 대전고등학교 재학시절 원로화가 김철호 화백에게 미술을 배운 뒤 서울대 회화과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대한민국미술전초대작가와 심사위원, 서울대미대동양화교수, 서울대박물관관장을 역임했다. 현재 그는 대한민국예술원 미술분과 회원, 한국벽서연구소 소장, 독도문화심기운동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