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닥 현 위의 음악세계…션윈예술단 얼후 연주자 치샤오춘(戚曉春)

2016년 2월 15일

4천 년 역사를 지닌 2현악기 얼후(二胡)는 중고음에 속하는 음역대와 온화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비장한 음색으로 중국의 풍파 많은 역사와 두터운 정감을 표현하기 알맞은 악기다. (사진=션윈예술단 제공) 4천 년 역사를 지닌 2현악기 얼후(二胡)는 중고음에 속하는 음역대와 온화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비장한 음색으로 중국의 풍파 많은 역사와 두터운 정감을 표현하기 알맞은 악기다. (사진=션윈예술단 제공)

“션윈예술단의 음악은 그 특별한 에너지를 통해 관중에게 카타르시스를 줍니다. 공연을 보고 난 후 관중들은 모두 보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만큼 눈과 귀가 확 뜨이는 새로운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 치샤오춘

 

때로는 파도가 용솟음치는 듯, 또 때로는 상쾌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듯…. 무대에 선 치샤오춘이 얼후의 현을 켤 때면 관중들의 마음 역시 그녀가 연주하는 선율을 따라 두 가닥 현 위의 음악세계로 들어간 듯 물결친다.

션윈(神韻)예술단 소속 얼후 연주자로서 매년 열리는 세계 순회공연에서 연주해온 치샤오춘은 공연이 끝난 후 관중들이 눈물을 흘리며 얼후 독주자인 그녀를 찾아와 악수하며 감사의 인사를 나누는 경험을 수없이 반복해왔다. 관중들은 그녀의 순수하고 섬세한 연주가 영혼 깊숙한 곳을 건드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며 그녀에게 감사했다.

치샤오춘은 10년 전 미국 뉴욕에서 설립 초기였던 션윈예술단에 입단했다. 입단 후 재능이 만개한 그녀는 뉴욕의 링컨센터, 런던의 오페라 하우스 무대에서 긴장한 기색이나 흔들림 없이 단정히 앉아 온몸과 마음을 얼후에 집중했다. 이러한 평정심은 그녀의 인생 역정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중국 남방지역에서 태어난 치샤오춘은 상하이의 한 비좁은 주거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녀는 이웃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바깥에 나가 놀곤 했는데, 얼후 연주자였던 부친은 그녀 나이 6세 때부터 엄하게 얼후 연습을 시켰다. 부친은 비나 눈이 오는 궂은 날씨에도 어김 없이 매일 저녁 골목 어귀에서 그녀에게 얼후를 가르쳤다.

1991년 치샤오춘은 어린 나이로 유구한 역사와 뛰어난 명성을 가진 ‘상하이의 봄’ 국제 얼후 대회에서 표현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그때는 아직 중학생이라 연습을 열심히 했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중국식 바이올린’으로 불릴 만큼 고난도 기교가 필요한 얼후는 션윈예술단 전속 오케스트라에 편성된 동·서양악기 중에서 내면의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악기다. 사람의 목소리를 모방해 절절한 비애나 뛸 듯한 기쁨 혹은 분노 그리고 삶의 의미를 발견한 후의 환희를 표현해낼 수 있다.

중국 전통문화 이론에 따르면 음악은 우주를 평화롭게 하는 동시에 사람의 마음을 바로잡을 수 있다. 고대 중국에서는 얼후 연주가 오락이자 사상을 정화하고 인격을 배양하는 수단이었다.

연주자가 특수한 기교를 사용한다면 얼후로 중국 여러 소수민족의 특성을 표현해낼 수도 있다. 션윈예술단 공연에서는 청초한 소녀가 산골 마을에서 물을 긷는 장면이나 청나라 공주들이 궁궐에서 우아하게 산책하는 장면에서 배경음악으로 얼후가 사용된다. 또한 얼후는 준마의 울부짖음이나 내달리는 소리 같은 동물의 소리를 모방할 수도 있다.

션윈예술단에서는 동서양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얼후 연주도 감상할 수 있다. 수르나이(태평소와 비슷한 회족 관악기)나 비파 등 중국 고전악기와 함께 동양적인 음색을 들려주다가도 서양 오케스트라의 금관악기, 목관악기, 현악기, 타악기와 함께 자연스럽고 참신한 음악을 선사한다.

션윈예술단의 얼후 연주자 치샤오춘. (사진=션윈예술단 제공) 션윈예술단의 얼후 연주자 치샤오춘. (사진=션윈예술단 제공)

아악(雅樂)으로 인격을 도야하다

세계 곳곳의 관중들은 치샤오춘이 무대 위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궁금해했다.

얼후 독주곡의 선율이 얼마나 격정적이었든 간에, 일단 마지막 음표 하나까지 연주를 마치고 나면 그녀는 우레같은 박수 소리 속에서 가볍게 몸을 일으켜 미소 띤 얼굴로 관중에게 몸을 굽혀 인사, 뒤돌아서 피아노 반주자에게도 감사를 표한 후 얼후를 든 채 조용히 무대 구석으로 빠져나간다. 그녀의 마음은 외부의 영향을 하나도 받지 않는 듯 담담하다.

치샤오춘은 이러한 내면의 평정심이 파룬따파(法輪大法·파룬궁으로도 알려진 중국 심신수련법) 덕분이라고 말했다. 파룬따파 수련을 통해 두려움과 초조한 마음을 멀리 떨쳐버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파룬궁을 수련하면서부터 저는 자신에 대해, 혹은 다른 사람이 제 공연을 어떻게 볼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게 됐습니다. 제 마음을 산란하게 하는 생각들로 괴로워하지 않게 되자 연주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치샤오춘의 연주를 듣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을 흘린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이들은 마음을 꿰뚫는 듯한 에너지가 마치 이 세상 것이 아닌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음악이 사람들을 감동하게 하는 이유에 대해 그녀는 “연주자와 청중이 동시에 순수한 마음상태를 유지한 순간 신(神)이 자비와 축복을 내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감동받는 이유는 저희가 수련자이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심성을 도야하는 데 힘써 나쁜 잡념을 없애고 스스로가 순수한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합니다. 청중들이 눈물을 흘리는 것은 사실 저희가 아무런 잡념 없이 순수한 마음상태를 유지할 때 신께서 가지(加持)를 펼쳐 음악 속에 담긴 의미를 보다 풍성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청중들은 바로 이것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저나 제 연주에 무슨 힘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울러 그녀는 “션윈예술단의 음악은 그 특별한 에너지를 통해 관중에게 카타르시스를 줍니다. 공연을 보고 난 후 관중들은 모두 보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만큼 눈과 귀가 확 뜨이는 새로운 경험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2015년 12월 22일부터 치샤오춘은 뉴욕 션윈예술단을 따라 제10회 전세계 순회공연에 나섰다. 무대 위의 그녀는 이번보다 더 담담한 모습이었으며 두 가닥 현이 빚어내는 음악은 한층 더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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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밀리아팽 기자, 하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