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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의 바이올린, 얼후

2009년 01월 2일
▲ 얼후(二胡)

[대기원] 부드럽고 유창하게 흐르다 잠시 머뭇거리고 다시 파도가 치듯 힘차게 튀어 오르며 점차 강렬해졌다. 피아노와 대화를 주고받듯 넘실대며 이어가는 선율은 청중의 마음까지 물결치게 했다. 올 초 한국을 방문했던 션윈(神韻)예술단의 얼후 공연은 감미롭고 풍부한 음색으로 많은 관객을 사로잡았다.

“동방의 바이올린”으로 불리는 얼후는 중앙아시아 요하 상류 북방 유목민족 해족의 현악기가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으로 전해진 것이다. 얼후(二胡)라는 이름 중 호는 오랑캐를 뜻하는 데 바로 중국에서 보면 북방의 이민족에게서 온 악기라는 뜻이다. 얼후는 기마민족의 특성상 말 위에서 연주할 수 있는 크기와 형태를 갖추고 있다. 두 줄로 소리를 내는 얼후와 해금은 그 뿌리가 같고 소리나 모양이 비슷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해금은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데 반해 얼후는 해금을 계속 개량한 악기이다. 해금은 나무로 된 둥금 울림통을 가졌지만 얼후는 둥근 것, 6각, 8각 등 다양한 울림통을 뱀가죽으로 싼 것이다. 해금은 명주실 2줄을 쓰지만 얼후는 쇠로 된 2줄을 쓰기 때문에 얼후의 소리는 해금보다 낮고 부드럽다.

중국의 얼후를 이야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바로 유천화(劉天華)이다. 그는 서양의 바이올린을 배운 후 전통 얼후에 개혁을 시작했다. 악보를 개선하고, 교재를 새로 만들며 노력한 결과, 얼후는 중국 학교 수업내용에 포함되었고 독주(獨奏)문화도 생기게 되었다. 그때부터 얼후는 민족악기 중 제법 높은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20세기 20-30년대 유천화의 10대 명곡이 나왔고, 40-50년대 아병(阿柄), 손문명(孫文明)등의 이천영월(二泉映月), 80-90년대의 장성수상(長城隨想), 난화(蘭花), 일지화(一枝花)는 얼후가 눈부신 활약을 하는데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곡은 대략 천곡이 넘고, 그 중 우수작은 중국 예술의 긍지를 느낄 수 있게 한다. 그래서 얼후 예술인들은 국악정성(國樂正聲)이라는 칭호에 자부심을 느낀다.

션윈뉴욕예술단 얼후 연주가 메이쉬안(美旋)은 중국의 저명한 예술단에서 수석 얼후 연주자로 활약했다. 그러나 파룬궁 수련생이었던 그녀는 1999년부터 시작된 파룬궁(法輪功) 탄압 과정에서 진선인(眞善忍)을 견지하다 모든 것을 잃었다. 그동안 셀 수 없을 정도로 여러 차례 감금을 당했고 감금 기간이 무려 4년에 달한 적도 있었다. 2007년 말 미국은 그녀의 비자신청을 받아들여 그녀는 무사히 자유의 땅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녀는 곧 션윈뉴욕예술단에 합류해 얼후 연주자로 세계무대에 등장했고 화려한 인생의 2막을 열게 됐다. 올 초 한국 무대에도 섰던 메이쉬안은 “인연(緣)”이라는 곡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