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션윈, 인류 마음의 고향

2013년 1월 3일

지난 12월 2013년 세계순회공연을 시작한 션윈예술단. 이번 투어는 남미의 아르헨티나에서부터 시작됐다. 대기원DB

 

신세기가 교차하는 시각, 허블우주망원경이 광대한 항성계와 성운을 지나고 폭발한 신성을 지나 우주 변두리에 시선이 닿았다. 거인유골과 난장이의 발견, 초현(超弦)이론, 심령의학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지구와 우주를 끊임없이 인식하고 다시 자신을 인식하게 됐다. 여태껏 어느 시대도 지금처럼 물질세계의 진상과 가까워본 적이 없고, 동시에 이렇게 멀어본 적이 없다. 작디작은 지구, 이 속에서 인류의 문명도 위태롭다. 지금이야말로 인류가 지나온 험난한 길을 돌이켜볼 때다. ―편집부

 

(①편에 이어서)

 

21세기 초 한 가지 특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6년 전 결성된 한 신생 예술단이 매년 월드투어를 하면서 서구 사회를 위시한 대도시 정상급 극장에서 급속히 화제가 됐다. 이 단체가 표현한 것은 현대화 물결 속에서  ‘다행히’ 살아남은 고대 중국문명의 무용, 즉 중국고전무용이었다. 관객들은 뉴욕에서 온 이 젊은 예술가들의 무대를 감상하면서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린다.

 

고대 정신문명의 회귀(回歸)

 

션윈(神韻)예술단의 무대를 접한 이들의 피드백 중 하나가 “오늘 저녁, 나는 진정한 중국을 봤다”는 말이다.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고대 중국문명이 현대인의 눈앞에 나타났다. 서방 사람들이 그렇게 애호했지만 멸시당하고 파괴당했던 중국문명 말이다. 이 현상은 무슨 의미일까?

 

션윈 공연이 보여준 고대문명은 바로 ‘인류가 대지 위에서 살아가는 방식’이다. 유목, 농경, 어렵(漁獵) 민족의 절제된 무용은 물론, 오랜만에 보는 남성의 강건함과 여성의 온유함이 조화된 모습까지. 션윈예술단의 무용은 인간 본연의 빛나고 건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서방 과학기술의 충격과 공산 치하에서 거친 문화대혁명으로 거의 잃어버린 고대문명은 무용과 음악의 형식으로 다시 세계무대에 출현했다.

 

션윈예술단의 무용극 ‘5000년 문명을 개창하다(開創五千年文明)’에서는 실전된 문명의 기풍을 확인할 수 있다. 고대 상형문자에 나오는 사람의 형상을 재현했다. 긴 도포를 입은 남자가 두 팔을 높이 들고 앞으로 걸어간다. 동방 고대국가의 몸놀림은 현대인에게 한 가지 다른 생존방식과 함께 고아한 풍채를 느끼게 한다. 어떤 관객은 이 같은 무용수들의 풍격에서 마음의 고향을 느꼈다고도 한다. 지금 션윈 공연은 잃어버린 마음의 고향을 인류에게 선사하고 있다.

 

겹겹이 펼쳐진 조대의 미학

 

당나라 궁녀들의 온화하고 너그러운 모습, 청 황실 공주들의 우아함, 궁수의 뛰어난 무예와 강건한 남성미는 고대문명의 진수를 뿜어내며 각 조대의 독특한 미학을 펼쳐보인다. 이들이 몸으로 보여주는 아름다움과 현대무용 언어는 대립된다. 션윈예술단의 무용 ‘긴 소매를 펼치다(扇袖廣舒)’ 속 고대 여성들은 하늘하늘한 넓은 소매를 펼치는 우아한 고전미로 하늘의 가르침에 따르는 평화로운 일상을 보여준다.

 

션윈 공연은 현대인에게 어떻게 진정한 사람이 될 것인지 알려준다. 인성의 부활을 알리는 것이다. 용기, 절개, 충효, 큰일을 위해 치욕을 참는 미덕이 예술가의 생생한 해석을 거쳐 생명력 넘치는 일상으로 되살아난다. ‘굳어진’ 도덕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조건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무대배경, 천상의 기억이 열리고

 

션윈예술단의 무용은 첨단 무대배경과 일체가 된 듯 펼쳐진다. 무대배경에 천상의 광경이 살아 움직이듯 나타나 인간과 천상의 경계를 허문다. 천상과 하나의 공간인 듯 연동하는 무대 위의 장면은 관객에게 신과 인간이 공존했던 인류사회를 깨닫게 한다. 어떤 관객은 “션윈은 천상의 빛을 이 세계로 가져왔다”고 한다. 사람이 실제로 신과 연계된 천인합일(天人合一)의 모습은 보는 이에게 세계를 보는 지평을 넓혀주고, 마음 깊은 곳에 묻혔던 기억을 열게 한다.

 

션윈 공연에는 인류의 오랜 신화(神話)들이 등장한다. 이 신화는 인류의 뇌리에 오랫동안 먼지로 뒤덮여있던 진상(?相)이자 머나먼 과거다.

 

션윈예술단의 음악 또한 옛 기억을 되살리는 주역이다. 대편성 오케스트라의 휘황한 관현악과 함께 자연의 소리 같은 얼후, 비파, 피리 소리가 울려퍼지고, 성악가의 홍대하고 선량한 노랫소리가 영혼을 울린다.

 

동·서양 음악의 새 장

 

2012년 10월 션윈(神韻)교향악단이 뉴욕 카네기홀에서 데뷔했다. 동서양 악기를 배합한 이들의 음악은 천상의 음악 같은 힘이 있었다. 웅대한 ‘창세(創世)’는 뭍 신들의 창조 과정을 들려줬고, 조류처럼 들려오는 현악의 소리는 관객에게 자비로운 에너지를 심어줬다.

 

션윈이 이끈 문예부흥이 새로운 한 페이지에 진입했다. 고전음악의 부활과 함께 동서양 전통을 배합한 음악이 인류 예술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펼치고 있다.

 

‘나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야 할까’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존재 가치를 잃어버린 현대인에게 션윈의 예술은 한 차례 큰 꿈을 일깨워준다. 진정한 자신을 찾는 방법 말이다.

 

션윈예술단은 실로 오랜만에 중화 5000년 문명을 펼쳤다. 잃었던 옛 기억을 되찾듯 사람들에게 현재와  다른 한 세계가 확실히 있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정의가 살아있고 신이 존재한다는 것. 션윈(神韻) 공연은 현대에 살아 숨쉬는 신화로 사람들에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비춘다. 음악과 무용으로 쓴 천서(天書), 넓디넓은 우주에 억만년 전부터 정해진 청사진이다.

 

(③편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