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지속 불가능, 변경 필요”

한동훈
2022년 05월 11일 오후 6:13 업데이트: 2022년 05월 12일 오전 9:06

세계보건기구(WHO) 수장이 중국의 ‘제로(0) 코로나’ 정책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방역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인구 2500만 대도시 상하이를 포함해 전국 43개 도시와 지역을 봉쇄하는 강압적 방역을 고수하고 있다. 1건의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조치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10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바이러스의 특성과 지금 우리가 미래에 예상하는 것을 고려할 때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은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중국 전문가와 이 문제를 논의했으며, 이러한 방법은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며 “다른 전략으로 전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고, 더 좋은 방역 수단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방역 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WHO가 공개적으로 중국의 방역 정책 수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코로나19 방역을 하나의 중대한 정치적 과업으로 삼고 있다.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자신의 집권 정당성을 제로 코로나 달성과 연결했다. 특히 오는 11월로 예정된 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는 그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제로 코로나 철회가 어려운 이유다.

이 때문에 대규모 봉쇄로 공장 가동 중단, 물류 마비, 병원 폐쇄로 인한 환자들의 병세 악화 혹은 사망, 장기간 격리로 인한 우울증 급증 등 2차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시진핑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5일 시진핑은 약 한 달 반 만에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소집, 방역 회의를 열고 “제로 코로나를 지속하라”고 명령했다. 또한 당의 방역 정책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거나 도전하는 언행을 확고히 단속하라고 지시했다.

3월 28일부터 지금까지 6주 이상 봉쇄가 계속된 상하이에서는 주민들의 불만과 좌절감이 극도에 달했다. 참다못해 집 밖으로 나온 한 노인은 방역 요원들에게 붙잡혀 널판지 아래 깔리는 ‘처벌’을 받기도 했다.

중국의 격리 정책은 아이와 부모를 분리하고, 무증상자를 유증상자와 같은 곳에 가둬 비인간적이고 동시에 비과학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마이클 라이언 WHO 비상대책국장은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 발언 후 “제로코로나 정책이 인권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라이언 국장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WHO로서는 통제 조치와 사회·경제에 미치는 영향 사이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대다수 국가가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바이러스와 공존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했다.

WHO 가이드라인에는 현재 중국이 실행하는 것처럼 무증상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하라는 내용이 없다. 비용은 많이 들지만 효과를 입증할 데이터는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마리아 밴커코브 WHO 코로나19 기술팀장은 “전 세계에서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우리가 할 일은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를 늦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제로 코로나가 불가능한 임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