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중국도 피해자, 비난받을 대상은 중공…바이러스 명칭 이렇게 하자”

남창희
2020년 03월 30일 오전 11:14 업데이트: 2020년 03월 30일 오후 4:17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바이러스에 대한 명칭 논란이 미국과 중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바이러스의 특징을 명확히 하되, 지역·인종차별로 이어지지 않게 하자는 두 가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0일 “코로나바이러스로 비난받을 대상은 중국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이라는 칼럼니스트 조쉬 로긴(Josh Rogin)의 글을 게재했다(링크).

이 글에서는 “‘중국 바이러스(Chinese virus)’라는 표현을 멈추자. 그게 인종차별이어서가 아니라, 잘못을 감추려는 중공의 물타기와 분열 조장을 피하기 위해서다. ‘중공 바이러스(CCP virus)’라고 부르자”고 제안했다.

WP에 따르면, 중국에서 바이러스 발생 사실을 숨기고 의사들을 침묵시키며 언론인을 억압하면서 과학을 방해한 건 중공이다.

세계 최초로 중공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을 공개한 상하이의 한 연구소는 석연치 않은이유로 폐쇄됐다. 중국에서 정치가 과학을 짓누른 대표적 사례다.

중공은 바이러스 초기 대응 실패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고 잘못을 감추려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등 이번 사태의 역사를 다시 쓰려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이 중국에서 왔다’는 단순하지만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며 ‘중국 바이러스’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중공의 허위정보 유포에 대한 대응차원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아시아계 미국 저널리스트 협회(AAJA)는 ‘세계보건기구(WHO) 지침에 따라 우한 바이러스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자’고 언론인들에게 했다. 지역에 낙인을 찍는다는 이유다.

또한 실제로 미국에서는 바이러스 급증 사태 이후 아시아계 차별 사건도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WP는 “중국 바이러스 혹은 우한 바이러스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사람들 다수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확성에 집중한 명칭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감염증 확산으로 중국인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며 “바이러스에 관한 진실을 존중하면서도 과도한 공격을 유발하지 않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그게 ‘중공 바이러스’라는 용어의 사용이다.

WP는 “중국 의사, 학자, 언론인들은 목숨을 걸고 바이러스와 싸우며 세상을 경고하다 사망하기까지 했다”며 중국인들 역시 중국 당국의 과도한 조치의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이어 “중공은 우리를 정치·민족·인종에 따라 분열시키려 한다”며 “중국 관리들은 비판을 당하면 인종차별이라며 반발한다. 그러나 정작 그들은 신장 위구르 지역 수백만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끔찍한 인종차별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호주에서는 중공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 공작을 수년간 연구해왔다”며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는 한 보고서에서 함정 파훼법을 제시했다. 일반화를 피하고 중국 정부와 중국인을 구분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중국 당국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인종차별적이라고 잘못 이해해선 안 된다고 했다.

WP는 “이건 정치적 올바름(PC)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의) 권위주의적 정권이 인종차별에 대한 우리의 민감성을 이용하고 있음을 인식하는 문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