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習황제’ 권력 강화로 대만 침공 대비 시간 얼마 남지 않아”

대만의 민주주의 수호 의지 확고하지만 미국 도움도 필요
최창근
2022년 11월 4일 오후 4:36 업데이트: 2022년 11월 4일 오후 4:36

지난달 폐막한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중임(重任) 제한 관례를 깨고 중국공산당 총서기 3연임에 성공하고 ‘시자쥔(習家軍)’이라 불리는 자파(自派) 출신으로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위원을 채운 시진핑의 권력은 막강해졌다. 외신들은 지난 전국대표대회를 ‘시(習)황제 대관식’에 비유하기도 했다.

강화된 시진핑 1인 독재체제 속에서 중국공산당의 이른바 ‘국토 완정(完整)’의 마지막 퍼즐인 대만 통일을 위한 침공이 임박했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 됐다.

11월 3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대만은 시황제에 대한 경고음을 울리다(Taiwan is sounding an alarm about Emperor Xi)’ 칼럼을 게재했다.

워싱턴포스트 외교·안보 담당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Josh Rogin)이 쓴 해당 글은 지난주 대만 타이베이(臺北)를 방문하여 고위 당국자들을 만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조시 로긴은 “대만은 현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더 강력한 적의에 직면해 있다. 지난달 중국공산당 전국 대표 대회는 시진핑에게 ‘황제’와 유사한 지위를 부여하면서 그의 권력에 대한 마지막 내부 견제를 풀어주었다. 대만 지도자들에게 이는 높은 분쟁 발발 위험을 증가시켰다. 대만 지도자들은 전쟁을 피하고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글을 시작했다.

시진핑 총서기가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 ‘공작보고’ 연설에서 “대만 독립은 결단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에 대한 대만이 느끼는 위협 강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어서 그는 “더욱 우려되는 점은 시진핑 총서기가 자신의 강경 정책을 지지하지 않을 수도 있는 당 간부들을 숙청하고 ‘충성파’와 ‘늑대전사’ 외교관들을 대거 승진시켰다는 점이다.”라고 했다. 이는 종전 장쩌민(江澤民)의 상하이(上海)파,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파 등 반대 파벌의 몰락,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중국공산당 정치국 진입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조시 로긴은 이어 “시진핑 총서기는 다른 전체주의 국가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반대 의견에서 점점 고립되고 있다. 이는 그를 더 비현실적으로 만들 수 있으며, 위험한 일을 벌일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며 대만 측의 분석을 전했다. 그는 타이베이에 만난 우자오셰(吳劍燮) 행정원 외교부장의 발언을 인용하여 “시진핑 총서기가 대만 문제에 대해 오랜 경험을 가진 몇몇 고위 관리들을 좌천시켜 가뜩이나 긴장된 베이징과 타이베이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고도 했다. 우자오셰 부장은 “시진핑 총서기가 대만 정책 담당 관료들을 불신하고 있으며 소수의 측근을 통해 대만정책을 결정할 것이다. 시진핑 주석이 대만 문제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결정하게 될 정책은 기대만큼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조시 로긴은 언급했다.

조시 로긴은 대만 총통부(대통령실 해당)의 대외 창구 책임자인 황중옌(黃重諺) 총통부 부(副)비서장의 우려도 전했다. “황중옌 부비서장은 시진핑 총서기가 ‘예스맨’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지적했다. (예스맨들은) 중국 경제 전문가도 아니고 국제 관계 전문가도 아니다. 이에 따른 위험도 커졌다. 대만만이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체, 전 세계에 대한 위협이 커졌다.”고 썼다.

그는 “미국 행정부의 관심사는 중국의 대만 공격 여부와 공격 시 미국의 개입 여부이다.”라고도 지적했다. 이어 미국 행정부의 ‘이율배반(二律背反)’적인 행태도 꼬집었다. 조시 로긴은 글에서 “대만해협 위기 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네 번에 걸쳐 개입을 공언했지만 결과적으로 백악관은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은 바뀌지 않았다.’며 네 번 모두 빠져나갔다. 이를 두고 대만 지도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그들은 미국의 지원 없이 대만이 중국의 공격에 장기간 저항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라며 미국 행정부의 모호한 태도 때문에 겪는 대만 정부의 불안을 전했다. 또한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단순히 무기만 지원할지, 아니면 직접 참전할지도 불투명하다.”는 점도 짚었다.

조시 로긴은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의 입을 빌려 중국의 침공 위협 고조와 구체적인 예상 시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우자오셰 부장은 시진핑 총서기가 상황을 악화시킬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시 중국이 과도하게 대응한 것이 좋은 예라는 것이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구실로 미사일 발사, 봉쇄 훈련, 경제 압박, 사이버 공격, 대규모 선전전 등 새로운 공격 전술을 선보였다는 것이다. 대만 총통·입법원 동시 선거, 미국 대선이 겹치는 2024년이 ‘가장 민감한 시기’가 될 것이다. 또한 시진핑 총서기의 새로운 임기가 시작될 2027년도 위험한 시기라고 말했다.”

대만 정부 당국자들의 현실 인식을 전한 조시 로긴은 대만 측의 우려도 전했다. 그는 “대만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대응책 준비가 지체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만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방어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하지만 대공·대미사일 방어능력 완비는 어려운 상황이다. 소요 무기 상당수가 우크라이나에 지원돼 확보가 어렵다.”며 대만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들었다.

조시 로긴은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위한 대만 당국자의 의지와 미국 역할의 중요성을 환기하며 다음과 같이 글을 마무리 했다. “대만 지도자들은 대만을 지키는 것은 스스로의 책무이며 미국도 대만이 충분한 방어 의지가 있어야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우자오셰 외교부장은 ‘우리 대책은 단 한 가지이다. 우리 스스로를 지킨다는 것이다. 미국이 도와주든 않든 대만은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지만 대만과 미국의 대비가 신속히 진행되지 않는다면 시진핑 주석이 대만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