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중국산 백신 승인…왜 60세 이상은 접종대상서 뺐나

류지윤
2021년 05월 10일 오후 1:14 업데이트: 2021년 05월 10일 오후 9:16

세계보건기구(WHO)가 7일(현지시각) 중국 제약사 시노팜의 신종 코로나(중공 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시노팜은 화이자, 모더나, 얀센(존슨앤드존슨), 아스트라제네카에 이어 WHO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다섯 번째 백신이 됐다.

앞서 지난 3일 WHO 산하 면역자문단인 전문가전략자문그룹(SAGE)은 시노팜이 제출한 3상 임상시험 데이터에서 나타난 효과가 WHO 기준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중국산 백신의 임상시험자료를 평가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노팜 백신의 효능은 79%로 추정됐다. 면역 효과는 “중간”, 안전성은 ‘낮음’으로 평가됐다.

다만, 보고서는 60세 이상 고령층은 “데이터가 적어 효과를 평가할 수 없었다”며 60세 이상 고령층과 기저질환자에 대한 면역 효과와 안정성은 각각 “낮음”, “매우 낮음”이었다.

이는 중공 당국의 발표와 상반된다. 앞서 지난 3월 중국 시노백 측은 자사 백신의 노인층 백신 접종 결과는 성인층과 비슷하다며 “아직 백신과 관련된 이상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고령층 백신 접종 데이터 부족?

WHO의 평가한 중국산 백신 임상시험자료는 1,2상은 중국에서 소규모로, 3상은 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요르단 등지에서 대규모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상 시험 참여자는 총 2만명에 달했지만, 이 중 60세 이상 고령층은 약 400명에 그쳤다.

WHO가 6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중국산 백신 효과는 “데이터가 적어 평가할 수 없었다”고 한 이유다.

각국의 백신 접종 우선 대상자가 고령층임을 고려하면, 평가 자체가 안될 정도로 고령층 시험규모가 작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또한 3상만 해외에서 진행했다는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

중국은 인구도 많고 임상시험 의료윤리 개념이 희박해, 당국과 의료진이 마음만 먹으면 고령층 임상시험이 얼마든지 가능한 국가다.

그런데도 3상만 해외에서, 그것도 백신의 주된 접종 대상자인 60세 이상 고령자를 전체 시험대상자 2만명의 2%인 400여명만으로 줄여서 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는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고위험군이다. 각국에서는 일반적으로 고위험군을 우선 접종대상자로 선정해 보호하는 방식을 취한다.

보건책임자 “중국산 백신, 60세 이상에 접종 안 시켜”

하지만 중공은 정반대였다. 중공 당국은 올해 3월부터 중점 접종대상자를 18~59세로 정해 홍보하고 있다. 가오푸(高福) 중공 질병통제센터 주임은 지난 3월 양회 발표 때 중국 백신은 60세 이상에게는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전 미 육군 전염병 연구소 연구원 숀 린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접종대상인 16세 이상 인구 80%가 화이자 백신을 맞아 백신 접종률 세계 1위를 기록한 이스라엘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린 박사는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이스라엘에서는 60~69세, 70~79세, 80세 이상 세 그룹의 데이터를 비교해보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효과가 뚜렷하다”며 “제대로 된 백신의 효과는 취약계층인 고령층에서 발휘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중국 시노백이나 시노팜은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임상3상 데이터를 발표할 엄두조차 내지 못해, 해외에서 소규모로 구색만 갖춰 WHO 긴급승인을 받아냈다”며 “코로나 사태 초기 지적받았던 ‘투명성’이 여전히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가오푸 주임은 중국산 백신을 60세 이상에게 사용하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만약 60세 이상에게 사용 가능했다면 요란스럽게 선전했을 것이지만 그렇지 못했다. 이는 중국산 백신은 60세 이상에게 접종할 수 없다는 뜻”라고 덧붙였다.

WHO는 중공이 제출한 임상시험 자료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화이자, 모더나 등 서방 제약사들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효과를 주기적으로 발표하는 것과 달리, WHO와 중공 제약사들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고 있다.

임상 3상 공개 안 하지만, 백신외교로 다 드러나

중공은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백신외교를 벌이며 각국에 제공한 백신 접종 과정에서 기대 이하의 효능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계속 보고되고 있다.

WHO 인증을 받기 전 중공은 이미 전 세계 45개국에 중국산 백신을 공급했다.

헝가리는 유럽연합(EU)에서 처음으로 중국산 백신을 승인했지만, 중공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의 하나다.

한 헝가리 의사는 TV에 출연해 “지금까지 중국산 백신의 보고서는 수백 쪽에 불과한데 화이자 백신의 보고서는 2만 쪽이 넘는다”며 중국산 백신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칠레와 브라질 역시 중국산 백신을 승인했지만, 대규모 접종 이후 전염병이 재확산하는 등 이상현상이 발생했다. 브라질은 사망자 수가 40만 명을 넘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칠레는 2명의 가톨릭 주교가 중국산 백신을 접종한 뒤 감염으로 입원하는 등 유명인사들이 중국산 백신을 접종했음에도 감염됐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중국산 백신을 접종했던 필리핀 대통령경호실에서는 지금까지 총 126명이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였고, 파키스탄은 총리 양성 판정에 이어 대통령도 양성 판정이 나왔는데 두 사람 모두 중국산 백신을 접종했다.

중국산 백신의 낮은 효과에 대해서는 중공 보건책임자 스스로 시인한 바 있다.

가오푸 주임은 지난달 10일 전국 백신·건강대회에서 “(중국산) 백신 효과가 높지 않아 당국이 다른 백신과 혼합하거나 투여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SNS에 옮겨지고 외신에 보도되면서 파장이 커지자, 다음날 가오푸 주임은 중공 기관지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에 “외신의 왜곡보도”라며 황급히 진화에 나섰고 해당 발언을 최초 보도한 중국 매체 펑파이뉴스의 기사도 이날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