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여권 도입 고개 저은 WHO “백신 효과 확신 못해”

이은주
2021년 4월 7일
업데이트: 2021년 4월 8일

전 세계 각국이 이른바 ‘백신 여권’ 개발·도입에 속속 나서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현시점에서 백신여권을 출입국 요건으로 간주하고 싶지 않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마거릿 해리스 WHO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의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 단계에서 백신이 감염을 예방한다고 확신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해리스 대변인은 또 백신 접근성과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유산 위험이 있는 임신부들은 백신을 맞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해리스 대변인은 “이것은 발전하는 상황”이라면서 감염 예방에 대한 정보와 더 높은 형평성이 확보된다면 백신여권은 미래에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시점에서 백신여권은 시기상조이지만 백신 효과와 형평성 문제 등이 해결된다면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앞서 WHO는 백신여권 제도 도입에 대해 반대 입장을 한 차례 밝힌 바 있다. 

마이클 라이언 긴급대응팀장은 지난달 8일 기자회견에서 “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충분히 이용할 수 없고 공평한 기준에서 이용할 수 없다”며 백신여권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세계 각국에서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증명하는 백신여권 개발·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미국 인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중앙 집중식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과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백신여권 도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공화당에선 이미 움직임에 나섰다.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백신여권 도입에 제동을 건 것이다. 

론 드산티드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난 2일 주 내에서 백신여권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주정부 기관은 백신여권 발행을 할 수 없고 주 내 어떤 사업자도 주민에게 백신여권을 요구할 수 없다.  

드산티드 주지사는 백신여권이 개인의 자유와 시민의 사생활을 침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장, 레스토랑, 영화관 등 공공장소에서 백신 접종 여부 증명을 요구한다면 이는 결국 시민들을 백신 접종자와 비접종자 두 계급으로 나누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백신여권을 금지하도록 하는 입법을 주의회에 촉구했다. 

플로리다에 이어 텍사스도 동참했다. 

지난 5일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백신 여권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 백신여권을 제한한 두 번째 주가 됐다. 

미국에서는 뉴욕주가 가장 먼저 백신여권 ‘엑셀시어 패스’(Excelsior pass)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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