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오미크론 세계적 확산 위험 경고…남아공 의사는 “증상 경미”

한동훈
2021년 11월 30일 오후 2:39 업데이트: 2021년 11월 30일 오후 7:01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미크론에 대해 “세계적인 위험도가 대단히 높다”며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들도 우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HO는 29일(현지시각) 회원국에 보낸 과학기술 보고서에서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변이종인 오미크론에 대해 “많은 수의 돌연변이를 가진 변종”이며 “돌연변이 중 일부는 면역보호 회피, 강력한 전염성과 관련 있을 수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오미크론에 대해 아직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초기 증거들을 근거로 분석할 때 면역체계를 회피해 사람 대 사람으로 감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세계적 위험도를 높게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에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과학자와 제약회사들의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각국이 신속하게 백신 접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게 WHO 의견이다.

WHO는 지난 26일 오미크론을 “우려 변이”로 지정하면서 194개 회원국에 “우선순위가 높은 집단에 백신 접종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전염력과는 별개로 오미크론의 위험성 자체는 그리 높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환자를 직접 치료했다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의사협회장 안젤리크 쿠체 박사는 영국 텔레그래프에 “그들의 증상은 내가 이전에 치료했던 것과는 매우 달랐고 매우 경미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쿠체 박사는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매우 경미하지만 델타 변이 감염과는 다른 증상을 가진 7명의 환자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미크론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백신이나 추가접종(부스터샷)이 나오기까지는 최소한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립보건원장인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는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아낼 때까지 최소한 2~3주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콜린스 박사는 28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오미크론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30개 이상의 돌연변이가 발견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로 인해 백신으로 생성된 항체가 얼마나 효과를 낼지 알아내는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미크론의 전체 돌연변이가 원래 중공 바이러스에 비하면 50군데 이상이라면서 그중 절반 이상이 스파이크 단백질에 집중된 점에 대해 “기록적인 일”로 평가했다.

새로운 변이의 확산에 각국은 빗장을 닫아걸고 있지만 WHO는 항공편 차단 등 여행 제한 조치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WHO 아프리카 지역 국장인 마치디소 모에티 국장은 “여행 제한은 코로나19 확산을 약간 줄이는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삶과 생계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모에티 국장은 또한 새 변이 출현을 즉각 국제사회에 알린 남아공과 보츠와나 정부의 속도와 투명성을 높게 평가했다.

마치디소 모에티 세계보건기구(WHO) 아프리카 지역 국장 | AFP/연합

WHO 아프리카 국장 “남아공 투명성 칭찬해야”

이는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를 일으키는 병원체)가 처음 발생한 국가인 중국 정부와 대비된다.

중국 정부와 집권당인 공산당은 사태 초기부터 과학자와 의사들을 억압해 발생 사실을 은폐했다.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염된다는 사실 역시 수 주간 감추다 작년 1월 21일 전염병 전문가인 중난산의 입을 통해 뒤늦게 시인했다. 정부 발표가 아니었다.

발생 사실을 WHO에 최초 보고한 것 역시 중국이 아니었다. AFP통신의 작년 7월 보도에 따르면, 당시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알려졌던 이 질병의 발생을 최초로 보고한 것은 WHO 중국지역 사무소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오미크론 유입을 막기 위해 28일부터 남아공 등 8개국을 대상으로 입국 제한에 돌입했다.

이들 국가를 경유해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해 항공편 탑승을 제한하고 탑승하더라도 입국을 불허하기로 했다. 내국인은 백신 접종과 상관없이 10일간 임시생활시설에 격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