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국가에 양보” WHO,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중단 촉구

잭 필립스
2021년 08월 5일 오전 8:48 업데이트: 2021년 08월 5일 오전 10:18

세계보건기구(WHO)가 저소득 국가의 백신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9월 말까지 ‘부스터 샷’(추가 접종)을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이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4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모든 국가의 인구 10%가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도록 적어도 9월 말까지 추가 접종을 유예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40억 회분이 넘는 백신이 투여됐다”면서 “공급된 백신 80% 이상이 고·중상위 소득 국가로 갔는데, 이들 나라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델타 변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려는 각국 정부의 우려를 이해한다”면서도 “세계의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보호받지 못하는데, 전 세계 백신 공급량 대부분을 이미 사용한 나라에서 더 많은 물량을 사용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WHO 관계자들은 부유한 국가들이 자국에만 백신을 사용하려는 욕망으로 인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백신 접종률이 낮은 저소득 국가에서 널리 퍼진 후 백신의 방어체계를 회피하는 돌연변이를 일으켜 결국 백신을 많이 접종한 국가들까지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다.

일부 WHO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의 장기적인 효과에 대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개인적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WHO의 ‘부스터 샷 자제 요청’은 영국·독일·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가 추가 접종을 시행하거나 시행 계획을 발표하는 가운데 나왔다.

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인 이스라엘에서는 지난주부터 60세 이상과 면역 취약층을 대상으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부스터 샷을 시작했다.

영국과 독일 보건당국도 다음 달부터 3차 접종에 들어가기로 했다. 독일은 화이자 백신을 이용해 3차 접종을 시행한다. 3일 독일 보건부는 이미 모더나를 접종했더라도 3차 접종은 일괄 화이자 백신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지난달부터 3차 접종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졌지만, 아직은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은 공동성명을 내고 “백신 접종을 완료한 미국인은 현재로서는 추가 접종이 필요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는 지난달 화이자가 “3차 접종용 물량 공급을 위해 미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요청할 것”이라고 발표한 데 따른 반응이다.

화이자는 이스라엘 보건부 자료를 인용해 mRNA 기술로 제조된 자사의 백신을 3차 접종하면 감염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백악관은 저소득 국가 접종을 위해 3차 접종을 자제해 달라는 WHO 사무총장의 요청에 “둘 다 병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 | Alex Wong/Getty Images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 세계 백신 기증 노력을 언급하면서 “충분한 양의 백신을 공급받을 수 있다. 미 FDA가 일부 인구를 대상으로 부스터 샷 접종을 권고한다면 그에 대한 물량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65개국에 백신 1억1천만 회분을 기증했다”며 이를 포함해 앞으로 1년간 5억 회분을 저소득 국가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유럽이나 미국에서 제조한 백신과 관련해서는 또 다른 변수가 있다. 중국산 백신의 불안정한 효능이다.

태국과 인도네시아 당국은 최근 자국 의료종사자 일부가 중국산 시노백 백신을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뒤 중공 바이러스에 감염되자 유럽 혹은 미국산 백신을 추가 접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은 또 다른 중국산 백신인 시노팜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화이자 추가 접종을 승인했다.

/잭 필립스 기자

*에포크타임스는 세계적 재난을 일으킨 코로나19의 병원체를 중공 바이러스로 부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