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한국 수출 원전 1호기 아랍권 첫 가동 승인…석유고갈 대비 차원

허민지
2020년 2월 19일
업데이트: 2020년 2월 24일

아랍에미리트(UAE)가 17일(현지시간) 중동 지역내 첫 원자력발전소인 바라카 원전 1호기 운전허가를 승인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기자회견에서 UAE 연방원자력규제청(FANR)의 하마드 알카비 부의장은 “오늘은 UAE가 아랍권에서 처음으로 원전을 가동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원전 운영사 나와(Nawah)가 1호기에 대해 60년 기한의 운전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알카비 부의장은 “이 이정표는 나라의 미래 에너지 요구를 충족시키고 평화적인 핵 에너지 프로그램을 구축하려는 UAE의 비전과 리더십에 의해 달성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수도 아부다비에 있는 UAE의 연방원자력규제청(FANR)의 간판과 로고. 2017. 8. 10. | Karim Sahib/AFP/Getty Images

이에 따라 바라카 원전 1호기는 곧 핵연료를 장전해 시운전을 거쳐 몇 달 안에 사업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크리스터 빅토르손 FANR 사무총장은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원전 1호기 원자로에 핵연료를 적재하는 데 “2~3주 정도 걸릴 것”이며 5~6월쯤 처음 전력 생산을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시험이 잘 진행돼 전체 생산능력을 발휘하기까지는 약 8~12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연방원자력규제청(FANR) 스웨덴-핀란드 국장 크리스터 빅토르손이 아부다비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AFP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7. 8. 10. | Karim Sahib/AFP/Getty Images

바라카 원전 사업은 한국전력이 한국형 차세대 원전을 보급하기 위해 2009년 수주해 2012년 7월 착공했다. 당초 2017년 시험 운전할 계획이었으나 UAE 정부 측에서 안전 및 자국민 고급 운용 인력 양성 등을 이유로 시운전 시기를 여려 차례 연기해 왔다.

독립 분석가 마이클 슈나이더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바라카는 국제 원자력 산업의 공개 시현장(showcase)이 될 예정이었다”며 “그리드 (Grid, 차세대 첨단 컴퓨팅) 연결이 최소 3년이 늦어졌고, 이로 인해 추가 비용이 늘어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전했다.

알카비 FANR 부의장은 2차 원자로 건설이 95% 완료됐으며 운영허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바라카 원자로는 UEA의 약 20% 전력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로 2023년까지 완공할 계획인 4개 원자로 중 하나다.

UAE가 원자력발전소 건설의 본 궤도에 오르면서 아랍권 내 다른 국가들도 원전 건설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아랍권 국가들이 풍부한 석유 자원이 있지만, 갈수록 전력 수요량은 급증하고 있고, 석유 고갈 이후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원전 건립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한때 원유 수출국 세계 3위를 차지했었던 UAE가 원전 건립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UAE를 포함한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카타르·오만 등 걸프협력회의 6개 회원국 2006년부터 평화적 원자력 개발 의사를 선언했으며, 당시 중동을 순방한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UAE에 원자력 프로그램의 기술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또한 이란이 핵기술 지원을 하며 원자력 발전을 공식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 후 사우디아라비아는 2010년에 석유 의존도를 낮추겠다며 자체 원자력 발전 프로그램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사우디는 원자력 발전 계획이 전기 생산 등 평화적 목적임을 강조해 오며, 2040년까지 전력 수요의 15%를 제공할 대형 원자로 2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사우디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중국·러시아·프랑스 등 5개국의 원전 사업자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집트 또한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다바(El Dabaa) 원전 건설 입찰 절차를 밟고 있다.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업 로사톰의 자회사 아톰스트로이엑스포트는 이집트 계약업체 3곳이 1단계 원자로 건설 입찰을 따냈다고 16일 밝혔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은 핵무기 제조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 농축 우라늄을 취급하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은 러시아가 아랍권에서 원전 개발을 협력하는 것에 대해 달갑지 않게 여겼다.

미국은 2009년 UAE 원전이 다른 아랍권 국가들의 원전 개발 시 역할 모델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 지원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또한 중동 국가들의 원자력 개발 움직임은 경제적인 목적 이외에도 중동내 이란의 정치적 영향력을 감소시키기 위한 이유가 크다고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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