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토크쇼 방청 갔던 할아버지가 ‘몰카’ 당하고 눈물 쏟은 사연

윤승화
2020년 9월 4일
업데이트: 2020년 9월 11일

남부럽지 않은 부유층 자제로 자신 또한 금융업에 종사하며 풍요로운 삶을 즐기던 어느 청년이 있었다.

29살이 되던 해, 청년은 해외여행을 떠났다. 청년의 인생이 180도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50년 뒤.

어느덧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가 된 그는 한 TV 토크쇼의 초대를 받고 방청객으로 갔다가 그만 눈물을 쏟고 말았다.

BBC ‘That’s Life’

사연은 지난 193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9살이었던 영국인 니콜라스 윈턴(Nicholas Winton)은 휴가차 방문한 이웃 나라 체코에서 유대인 학살의 참상을 목격했다.

이후 윈턴은 나치 장교에게 거액의 뇌물을 주는 등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아끼지 않고 수용소에 갇힌 유대인 아이들을 구출하는 데 썼다.

목숨을 걸고 어렵게 구해낸 아이들은 윈턴의 모국인 영국으로 안전하게 도피시켰다. 윈턴이 살린 아이들의 수만 669명에 달했다.

BBC ‘That’s Life’

몇 년이 지나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하고, 50여 년이 지난 1988년 어느 날이었다.

윈턴의 아내는 집 다락방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수백 명에 달하는 어린이들의 사진과 이름이 적힌 서류 뭉치였다.

윈턴이 구한 유대인 어린이 669명의 이름이 세상에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윈턴은 그때까지 왜 자신의 선행을 밝히지 않았냐는 아내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BBC ‘That’s Life’

“여보, 마지막으로 유대인 아이들을 수용소에서 빼 내와 기차에 태웠던 날이었어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아이들을 태우자. 그 마음에 예정됐던 기차 출발 시각을 미뤘어요.

그러다가 나치에게 발각이 됐어요. 내가 그날 데려왔던 유대인 아이들 250명은 그 길로 수용소로 다시 끌려갔죠.

내가 욕심을 내지 않았다면 아이들을 구할 수 있었는데… 나는 그 아이들에게 미안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어요”

BBC ‘That’s Life’

자신이 마저 구하지 못한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에 윈턴은 자신이 한 일을 그대로 묻길 원했지만, 아내의 설득에 이후 TV쇼에 출연했고 인터뷰에 응했다.

이미 나이가 많이 들어 할아버지가 된 윈턴은 이날 담담한 표정으로 진행자의 말을 경청하던 중 깜짝 놀라고 말았다.

“당신의 옆에 앉은 사람은, 바로 당신이 나치로부터 구했던 사람입니다”

방청석 옆에 앉은 사람이 바로 윈턴이 구했던 아이 중 한 명이었다.

BBC ‘That’s Life’

수십 년 전 자신이 구해준 꼬마가 이제 중년이 다 돼서 자신의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으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윈턴의 옆자리에 앉아 있었던 여성은 반가움과 고마움을 담아 포옹을 했고, 잘 살아냈구나 하고 감동을 받은 윈턴은 기뻐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이번에는 반대쪽 옆자리에 앉았던 여성이 자신 또한 윈턴이 구해줬다고 밝혔다.

윈턴은 눈을 깜빡이며 어리둥절해 했다.

BBC ‘That’s Life’

그런 윈턴을 보며 진행자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리고 말을 꺼냈다.

“자, 혹시 여기서 윈턴 씨 덕에 목숨을 구한 분이 계시면 일어나 주세요”

그러자 윈턴 주변에 앉아 손뼉을 쳤던 청중 수십여 명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실 윈턴의 주변에 앉았던 사람들 모두가 윈턴이 구했던 아이들이었던 것.

BBC ‘That’s Life’

자신이 구한 아이들이 이렇게 자랐구나, 장하다. 이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던 윈턴은 결국 눈물을 보였다.

윈턴이 구한 아이 669명은 자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가족을 꾸렸다.

그 수가 6,000여 명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윈턴은 지난 2015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잠을 자다가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

BBC ‘That’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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